
10월초 주말 태화강국가정원에 다녀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수용력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설문조사 겸 방문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갔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부산, 강원도, 포항 등 외지 방문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태화강국가정원을 보유한 울산은 축복받은 도시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울산시민들도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해 열띤 목소리를 내었다. “동굴피아와 대숲 사이에 출렁다리 또는 명품 다리를 놓아야 한다. 방문객이 수용력을 초과할 정도로 많이 오면 입장료를 받아 관리해야 한다. 아니다 절대 입장료를 받으면 안된다. 입장료를 받기 위해 펜스를 설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동선 통제도 쉽지 않다. 순천만 국가정원처럼 입장료를 받으려면 그만한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어떤 곳에 가면 쓰레기가 있고, 어떤 곳에 가면 대나무가 쓰러져 있다. 느티나무 광장의 공연장에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너무 커 힐링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등 자기네끼리 갑론을박하는 것을 보고 울산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자성어에 거자일소(去者日疏)란 말이 있다. 죽은 사람에 대한 생각은 날이 갈수록 잊게 된다는 뜻인데, 중국 육조(六朝)시대 양(梁)나라의 <문선(文選)>에 수록된 작자 미상의 시구인 거자일이소 내자일이친(去者日以疎, 來者日以親)에서 유래되었다. 즉 “헤어져 가는 사람은 하루하루 멀어지고, 와서 접하는 사람은 날로 친숙해지네”라는 의미이다. 영미권 속담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울산시민들은 태화강국가정원을 눈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자주 찾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축제의 계절 가을이 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울산의 주요 축제들이 상반기에 모두 끝났다. 울산의 가을 축제를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축제가 남아 있는데 그것이 ‘2023 태화강국가정원 가을 축제’이다. 10월27일(금)부터 29일(일)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서 개최되는데, 주요 내용은 식전 공연(태권도), 축하 공연, 도라지 캐기 체험행사, 청소년 댄스 경연, 야생화 전시, 꽃차 마시기, 기타 정원체험 행사 등이라고 한다. 많은 시민이 참여했으면 한다.
그리고 태화강국가정원에는 연중 생태 프로그램이 있지만 일반 시민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홍보는 물론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사진 공모전 등을 들 수 있는데 태화강 국가정원 내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멋진 사진을 공모해 선정 및 시상을 하자는 것이다.
사실 SNS에서 관광지를 검색할 때 어느 특정 사진 하나 때문에 핫플이 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한 곳을 소개하면 경주 금장대 공원의 나룻배 포토존을 들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금장대 초입에 정박해둔 나룻배 한 척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는 것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나룻배에서 찍은 사진이 금장대 습지 공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곳이다. 태화강국가정원에도 이와 같은 포토존이 있었으면 한다, 또한 태화강국가정원의 8경 등을 선정해 홍보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형 자연 카페인 태화강국가정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가을 축제와 연중 생태 프로그램 및 각종 이벤트 행사에 울산시민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