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시는 롯데에 다시 한번 ‘공식화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최후 통첩성 압박을 가했고, 롯데가 건축인허가 등 본격 행정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롯데가 공사재개를 약속했다가 번복하기를 반복해 온 탓에 이번에는 울산시민에게 한 약속을 그대로 지킬지 주목된다.
18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울산시의 ‘문서화·공식화’ 압박을 받아왔던 롯데가 결국 개발사업 재개 채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롯데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주장해왔던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선보장’ 역시 보류하고, 복합환승센터 건립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롯데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미루고 주상복합 중심으로 개발 계획을 재수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2018년에 이미 영화관,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가 완공했어야 한다. 하지만 롯데 측이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추진을 미루다 영화관 대신 분양 상가를 추가하는 등 사업 계획을 2차례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상업시설 면적이 기존 계획보다 5803.5㎡가량 증가한 반면, 사업비는 2800억원으로 300여억원 줄었다. 2019년에는 복합환승센터 지원시설 용지에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포기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롯데 측은 공사비 증가와 경영 여건 변화 등으로 쇼핑몰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환승센터 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돼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울산시가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 롯데 측에 가능한 모든 수익성 제고 방안을 갖고 오라고 주문하기도 했고, 향후 사업 진행에 대한 세부 계획을 문서화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지만,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울산시의 강도 높은 압박과 함께 지역 여론마저 싸늘한 분위기로 돌아서자, 롯데가 결국 백기를 들고 환승시설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공사를 재개한 임시주차장 부지 조성 공사를 완료한 뒤 KTX울산역 바로 앞에 있는 A주차장 부지에 환승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안을 가지고 건축인허가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업 수익성 제고 방안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최근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라’는 울산시의 압박과 사업 철회설까지 무성해지면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원안대로 인허가 과정을 진행해 나가자고 울산시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KTX울산역 인근 주차난이 심각한 만큼 임시주차장 부지 조성 공사를 신속히 마쳐 주민 편의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내년께 주차장 공사를 마치면 바로 환승시설 조성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이후 인허가 과정을 통해 시의 컨트롤을 받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는 사업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