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14일 A씨는 누군가로부터 거래를 하지 않는 K은행 계좌가 개설돼 금융사기에 연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A씨는 농협은행 울산 양정지점에 전화해 적금 중도 해지와 입출식 통장의 현금 인출을 요청했다. 다행히 전화를 받은 농협은행 직원이 보이스피싱에 노출됐다고 판단해 즉시 지급 정지 조처를 하고 비밀번호를 바꿔 A씨는 1700만원을 날리지 않을 수 있었다.
최근 5년여간 울산 농협은행에서 397건, 52억7400만원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울산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강화 및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돕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18~2023년8월) 보이스피싱 피해 및 환급 현황’에 따르면 울산은 올해 8월까지 33건에 7억2100만원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했다.
올해 8월까지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이미 지난해(4억6500만원)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보이스피싱 1건당 피해금액이 커진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 2021년 11억2200만원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지난해 4억6500만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피해금액이 커졌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268억3100만원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올해 8월까지 304억43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정희용 의원은 “보이스피싱은 서민의 안전한 일상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라며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홍보와 전담 직원 교육, 의심 계좌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관련 대책을 강화하고, 범죄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협은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112신고 자동화 시스템을 마련했다. 농협 금융업무용 PC에서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신고할 수 있어 전화 신고보다 한층 속도가 빠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경찰청과 협력,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