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재난·재해기금 지출률 전국 꼴찌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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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재난·재해기금 지출률 전국 꼴찌수준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3.10.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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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와 지역 5개 기초단체가 올해 재난관리·재해구호기금으로 총 1000억원 가량 적립해두고 고작 24억원 사용에 그치는 등 기금 지출률이 전국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제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새로운 재난·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기금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7월말까지 시의 재난관리기금은 631억7100만원, 재해구호기금은 244억7800여만원이 적립돼 있다.

이 중 재난관리기금은 올해 19억8200만원(3.1%)을 지출, 지출률이 지난해 29.6%에서 9배 이상 감소했다. 울산은 2020년 55.7%, 2021년 35.5%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20년(517억9100만원)과 비교하면 25분의 1도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5개 구·군도 재난관리기금으로 198억5700만원을 적립해 이중 4억6100만원을 지출했다. 지출률은 2.3%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재해구호기금의 경우, 지난해에 시는 총 1365억원을 적립해 이중 1191억원을 지출했다. 지출률이 87%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적립금액이 244억원으로 급격히 준데다 지출률 마저 0.6%(1억49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 96.5%, 지난해 87.2%, 올들어 7월까지 0.6%로 기하급수적으로 지출률이 낮아지고 있다.

부산과 대구의 경우 올해 재해구호기금 지출률이 각각 25.4%(88억4900만원), 16.1%(63억2100만원)로 울산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재난·재해기금 지출이 급격히 감소한 원인은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든 뒤 재난기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울산에 긴급복구작업이나 안전 조치를 시행할 만큼의 큰 재해가 오지 않아 집행이 저조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올 연말까지 기금 집행률을 26%까지 끌어올리는 등 ‘의무예치금’ 44%를 포함하면 70% 집행률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는 법령에 따라 재난관리기금은 보통세의 1%, 재해구호기금은 보통세의 0.5%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한다. 재해구호기금의 경우 임시주거시설 제공, 생필품 제공, 심리회복 지원 등 재해구호법상 정해진 ‘재해구호’에 한정돼 있지만, 재난관리기금은 지방정부의 재난·안전의 예방·대비·대응·복구 등 비교적 용도가 광범위하다. 실제 기금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2019년 재난관리기금을 특정 항목을 제외하고 지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다변화 등 대응·예방 기금 집행 기조를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 관계자는 “기금 특성상 무조건 집행해야 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도 “기후위기 대응과 재난 다변화 예방 등에 관해 집행 방침은 정해진 것은 없으나, 집행할 수 있는 방향성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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