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의과학 분야 의료인 양성을 강조하면서 전국적으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신설 붐이 일어나고 있다. 울산의 경우 UNIST가 일찍부터 의전원 신설을 추진해왔으나 이번에 전국 과학기술원들이 대거 의전원 신설을 추진하고 나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의전원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UNIST와 울산시, 그리고 공동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 울산대학교 등은 다른 지역보다 한 발 앞서 상호간 협력과 지원 등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의과학 분야 의료인’이란 의과학자를 말하는 것으로, 의사 면허를 갖고 치료제·백신 등 신약 개발과 난치병 극복 등 과학연구에 집중하는 과학자를 뜻한다. 이와 관련해 UNIST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은 지난 7월4일 의과학자 양성 공동 커리큘럼을 확정하고 현재 울산대 의예과 1학년생 40명 전원과 UNIST 학생이 함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두 학교의 공동 커리큘럼 목표는 ‘의학을 아는 공학자, 공학을 아는 의사’로, 전국에서 최초로 마련된 시스템이다.
UNIST는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의전원 신설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이용훈 UNIST 총장과 김두겸 울산시장은 23일 의전원 설립과 관련한 통화를 한 뒤 적극적인 협력을 펼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KAIST와 POSTECH, GIST 등 국내 과학기술원들이 너도나도 의전원 신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 치라도 물러서면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 UNIST는 울산시와 함께 협의해 의전원이 설립될 경우 학사학위 소지자를 선발, 융합의학교육을 받아 의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한 후 박사과정에서 융합의학연구를 수행하면 공학박사 학위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UNIST는 현재 건설 중인 울산산재전문공공병원와 부산 기장군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연계하는 모델도 구상 중이다.
울산은 전국에서도 최악의 의료취약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에 울산시와 UNIST는 지난 6월8일 ‘울산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 발표회’를 개최, 203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해 울산을 ‘바이오산업 거점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UNIST에 의사과학자를 집중 양성하는 의과학원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울산시와 UNIST도 열심히 하겠지만 누구보다 정부가 울산의 열악한 의료상황을 잘 이해해 의료기반의 균형발전을 선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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