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휩쓴 감농장 가보니...올해 수확량 40%나 줄어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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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 휩쓴 감농장 가보니...올해 수확량 40%나 줄어 농가 ‘울상’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3.10.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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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찾은 울주군 범서읍의 한 감 농장에서는 탄저병으로 인해 표면이 검게 변해 있는 감(아래 작은 사진)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는 미리 방재작업을 마쳐 그나마 낫지만, 이상기후가 계속되면 답이 없습니다.”

냉해와 폭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울산지역 감 농장에도 탄저병이 창궐해 지역 농심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24일 오후 울주군 범서읍 망성리의 한 단감 농장. 마을 입구부터 단감, 대봉감 등 각종 감 밭이 펼쳐져 있다. 멀리서 보면 감밭 인근 산은 아직 푸른데, 감밭만 단풍이 미리 온 것처럼 울긋불긋해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잎이 누렇게 물들고 검은 반점이 곳곳에 박혀있다. 또 노란 감들 사이로 빨갛게 익은 감들이 걸려있다. 나무둥치 아래에는 빨갛게 익은 감들이 떨어져 짓물러져 방치되고 있다.

감 농장을 운영하는 안영진(48)씨는 “올해 탄저병 발병을 확신하고 군과 동조해, 사전 방재에 나섰음에도 결국 수확량이 40% 정도 줄었다.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며 “비가 자주 내리는 등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곰팡이가 잘 자랄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24일 찾은 울주군 범서읍의 한 감 농장에서는 탄저병으로 인해 표면이 검게 변해 있는 감
24일 찾은 울주군 범서읍의 한 감 농장에서는 탄저병으로 인해 표면이 검게 변해 있는 감

이어 “내년부터는 장담할 수 없는데다 이상기후가 계속되면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범서농협에 따르면 울주군의 단감 재배면적은 약 264㏊에 이르며, 이 중 범서읍이 123㏊를 차지한다. 현재 범서지역 단감 농가는 480여 농가며, 이 중 약 60%인 280여 가구가 탄저병 피해를 보고 있다.

탄저병은 주로 성숙기 열매에 발생하는 병해 중 하나로, 과실 표면에 곰팡이로 인해 크고 작은 흑갈색 병변이 생긴다. 병이 진행될수록 과실 일부분이 검은색으로 부패돼 상품성과 생산량이 감소한다. 하지만 재해보험 담당 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단감 탄저병 피해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라는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해보험 대상에서 제외해 실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시 차원의 중장기 대책 및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개선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피해 단감 농장을 찾은 김종훈 시의원은 “단감, 배 등 브랜드화에 성공해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까지 하는 울산 지역 특산물이 이상기후로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농가 지원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을 확대 및 병충해도 재해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정부 건의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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