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하며 무대에 오르는 허은녕(사진) 공연제작소 마당 대표. 허 대표가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막연히 무대에서 재능을 펼치는 게 좋아 연극을 시작했다. 하루 종일 연극에 매진하고 캐릭터를 고민해야 하지만, 허 대표가 연극을 시작할 때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을 하기 위해 ‘눈물 젖은 빵을 먹는다’는 표현이 현실에 와 닿는 시기였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낮에는 직장생활을, 밤에는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연습했다.
허 대표는 “지금은 연극을 전업으로 하고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 울산의 많은 연극인들이 전업 배우로 활동할 수 있는 문화도시 울산이 돼서 기쁘다”며 “울산 중구 성안동에서 연극 전용 극장 아트홀 마당을 운영하며 지역 배우와 공연을 제작·기획하며 전업 배우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도 나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물론 여성으로 더 쉽게 극단·아트홀 마당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부의 편견을 깨는 것이 여전히 허 대표도 힘들다.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은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여성이 수장의 자리에 있으면 능력으로만 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

허 대표는 “여성으로 일하며 가장 힘든 것은 ‘예술인·사업가’가 아니라 ‘여성 사업가·여성 예술인’로 보는 것이었다. 같은 일을 하는데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라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있다”며 “양성평등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 때 우리 사회에 진정한 선입견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 대표는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연극과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남녀가 다르다’ ‘평등할 수 없다’라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남녀는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해 발전해 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라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QR코드를 찍으면 허은녕 공연제작소 마당 대표의 인터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