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첫 해외 개최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orld Korean Business Convention)에 다녀왔다.
지난해 울산에서 개최된데 이어 올해는 ‘세계한상대회’ 명칭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로 변경하고, 전 세계 각국의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며 ‘작은 지구’라 불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한인비즈니스대회는 해외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대회, 한인의 미주이민 120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올해 대회 주제는 ‘한미 비즈니스 동맹과 함께, 더 큰 우리로’로 지난 11~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어 많은 전시 참가기업, 기업인 등으로 북적였다. 총 535개 기업과 지자체가 650여개의 전시부스를 마련해 1만7000건의 상담을 통해 5억7000만달러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하니 그 위상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도 다수 참여한 이 대회에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자리 잡은 기업이 있다. 미국 내 뷰티 산업계에서 로레알, 에스티로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회사인 KISS그룹이다. 경남 함양 출신의 장용진 회장은 KISS그룹을 1989년 미국 뉴욕주 플러싱에서 창업한 이래 연 매출 1조4000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일궈냈다. 특히 패션 네일 부문은 미국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속눈썹 시장도 65%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한상(韓商)이 오롯이 써내려간 작은 신화에 절로 탄복하게 된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무역을 통한 국제 거래가 소득 증대, 고용 창출을 가져와 경제 성장의 큰 밑바탕이 된다. 전 세계가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는 지금,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진 이때야말로 무수한 한국 제품을 전 세계로 퍼트릴 수 있는 기회이다.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세계무대에서 K푸드와 K뷰티 열풍도 덩달아 이어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인기에 이어 요즘 미국에서는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냉동 김밥을 구하느라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미국 내 한인식당에서 몇 차례 식사를 하다 보니 K푸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만 볼 수 있었던 전과 달리 가는 한인식당마다 외국인들이 있었다. 낯선 풍경에 신기해하는 나에게 한 식당 점주는 외국인손님 테이블을 가리키며 단골손님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우리의 문화가 이제 세계에서도 통한다. 드높아진 한국 문화의 글로벌 위상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 울산에서는 (주)노바테크, 신우메디칼통상, (주)옛간, 프록시헬스케어, 바림, 바이아띠 등 중소기업 6개사가 선정되어 기업전시회에 참여했다. 연매출 100억을 올리는 익히 들어왔던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 곳에서 새로이 접하게 된 기업도 있다.
각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소위 먹힐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테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부와 지차제의 적절한 역할이다.
우리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관내 중소기업들을 세계화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강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지원하고 있는가.
중소기업 수출 지원에 관한 조례, 농축수산식품 수출 촉진 지원 조례 등 제도 아래 실질적인 지원을 더해 무역, 상업을 비롯해 금융, 문화, 디지털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더욱 확장해나가야 한다.
우리시 기업부스를 돌아보며 대표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기업 제품을 의회 방문 기념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본다. 좋은 제품을 기념품으로 선정해 제공한다면 의회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고 기업 제품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미하다면 미미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의 시작이 되리라 본다. 우리 기업들도 KISS그룹과 같은 신화를 써내려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정치락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