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민 옥죄는 ‘끈적한 인플레이션’…물가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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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민 옥죄는 ‘끈적한 인플레이션’…물가 대책 서둘러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11.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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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모든 생활물가가 오르고 있다. 울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시 4%대를 찍었다.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물가 불안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서민들의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9%나 올랐다.

물가 안정은 서민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민생대책이다. 하지만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해 정부의 뾰족한 대책은 잘 보이질 않는다. 물가를 막기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는 세계 최고의 가계부채,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발작과 국채불안 등의 장벽에 막혀있다. 경기침체 속 경기침체 속 장기간 고물가 흐름이 계속되는 ‘끈적한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 서민 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4%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 물가가 4%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는 서울(4.2%), 부산(4.1%)에 이어 인천·광주·경남과 함께 세 번째로 높은 오름폭이다. 무엇보다 김장재료를 포함한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 상승률은 5%에 육박했다. 또 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12.1%나 급등했다.

국제유가 불안에 더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은 물가 불안에 불을 지피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맥주, 우유, 빵 등의 소비자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공공 및 서비스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울산의 공공서비스 요금은 1년 전보다 2.1% 올랐다. 개인 서비스 요금은 3.8 % 뛰었는데 이 중 외식물가 상승률이 4.2%나 됐다. 여기에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의 전기요금도 연내 추가 인상 조짐이 있다.

물가불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막대한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서민들이다. 통계청 조사결과 올해 2분기 가계소득은 4년만에 처음 감소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소득이 줄었다. 심지어 소득의 62%를 빚 갚는데 사용한다는 차주만 45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한다면 종국에는 생계형 대출 증가 등 악순환이 이어져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정부와 울산시는 서민가계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민생 안정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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