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날씨! 올 겨울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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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날씨! 올 겨울도 쉽지 않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1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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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요즘이지만, 날씨가 바람 잘 날이 없다. 11월에 접어들면 공기의 결이 여름보다 겨울에 가까워질법한데도 서울은 25.9℃까지 치솟아 1907년 기상관측이래 116년만에 11월 최고기온을 기록하고, 동해안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30℃에 육박하는 더운 가을을 보였다. 울산도 11월 2일 26.7℃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관측이래 가장 뜨거운 11월을 맞이했다. 통상적으로 9~11월을 가을이라고 하지만, 24개의 절기로 구분짓는 절기상의 가을은 8월 8일경 입추(立秋)를 가을의 시작으로 보고, 천문학적으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9월 23일경 추분일을 가을의 첫날로 여긴다.

기상학적 기준은 어떨까? 기상학적으로는 기온변화에 따라 구분하는데, 초가을은 일최고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한 날을, 완연한 가을은 일 평균기온이 10~15℃이고 일최저기온이 5℃ 이상일 때를, 늦가을은 일평균기온이 5~10℃이고 일최저기온이 0~5℃일 때를 말한다. 그리고 가을의 시작은 9일 동안 일 평균기온이 20℃ 미만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을 때를 말하는데, 이 기준에 부합한 올해 가을의 시작은 과거 10년 평균보다 3일정도 늦은 10월 1일로 관측됐다.

아직 추위보다는 더위에 익숙한 우리 몸인데, 그제 비가 그친뒤 불어닥친 가을 한파가 몸과 마음을 꽁꽁 얼려버렸다. 11월부터 기압배치가 북쪽에서 찬공기가 한반도를 향하도록 풍계가 바뀌는 시기이기에 11월 한파특보는 그렇게 이례적이지는 않지만, 일주일전까지만해도 10월 상순 날씨에서 일주일만에 12월 상순의 날씨로 계절을 널뛰기 한 현상은 예사롭지 않아보인다. 올 겨울 날씨가 걱정이다. 기상청의 장기전망에 따르면, 11월과 12월에는 평년과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예측됐다. 즉, 12월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맘때 날씨보다 따뜻할 확률을 좀더 우세하게 본 것이다.

올해는 지난 5월부터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일컫는 엘니뇨가 나타나고 있다. 대개 엘니뇨가 나타나는 해에 우리나라 겨울은 비교적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았다. 엘니뇨 영향으로 올 겨울 기온을 예년보다 높게 보는 큰 이유다. 다만, 겨울철 한파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는 북극의 해빙면적이다. 해빙면적이 적을수록 우리나라에 북쪽 한기를 가둬두는 한기의 벽인 ‘제트기류’가 뱀이 꾸불꾸불 기어다니듯 깊게 사행하는 형태로 지구 상공을 돌면서 우리나라에 강력한 북극발 한파를 발생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리하자면, 전반적인 겨울 경향성은 평년보다 따뜻한 형태이지만, 주기적으로 한파가 밀려오면서 나타나는 강력한 한방의 추위가 찾아오는 형태. 기온이 높을 때는 이상고온이겠지만, 북극한파가 내려올 때는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할 수 있는 기온 변화가 무척 심한 변덕스러운 겨울 날씨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올 겨울도 쉽지 않은 날씨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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