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는 생태로운 시대, 세계적인 울산정원은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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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제는 생태로운 시대, 세계적인 울산정원은 꿈이 아니다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3.11.1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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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종 국립생태원 전시기획운영실장
환경은 인간이나 동식물 따위의 생존이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조건이나 상태를 말한다. 사람을 가운데 두고 동식물이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다. 수년 전부터 우리는 탄소제로나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멸종위기 등의 환경과 관련된 단어를 신문,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주 듣고 있다. 이것은 환경이 인간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제 우리는 환경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가 됐다.

국내에는 생태, 환경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있다.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은 생태연구를 토대로 대국민에 생태전시와 교육, 체험을 제공해 생태 가치를 확산하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이를 활용해 세계적인 ‘울산정원’을 가꿔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반구대암각화를 통해 알 수 있듯 울산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정착해 살던 곳으로, 필자의 제2의 고향이다. 2010년 이직을 위해 서울에서 아내와 6살 딸아이만 데리고 왔으나, 울산이 살기 좋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고 둘째와 셋째가 태어나 울산은 두 아이의 고향이 됐다. 그래서 울산에 대한 애착이 더 큰지 모르겠다.

울산에서만 산 대부분의 사람은 울산의 진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머무는 지인들이 수없이 다녀갔는데, 여행 후에는 모두 ‘울산 사람들은 좋겠다’고 말하며 떠났다.

수도권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환경’적인 삶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자라면서 미세먼지와 황사로 곤혹스러운 날을 보낸 필자로서는 울산은 파라다이스다. 동해안의 깨끗한 공기흐름도 이유겠으나, 그 산봉우리들이 울산 서쪽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내륙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듯하다. 또 지역 내 공장 대기및 수질 정화설비에도 심혈을 기울인 이유도 있겠다.

태화강 일원이 국가 정원으로 지정됐고, 자연주의 정원 조성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자연주의라는 말에는 분명 사람이 관여했지만, 이전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 정원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울산정원만의 특색이 필요할텐데 ‘생태로운 울산정원’을 생각해 본다.

생태는 동식물과 사람이 동등한 구성원으로, 기존 피라미드 형태의 먹이사슬 같은 관계가 아닌 둥근 지구 안에서 사람과 동식물 모두가 동등한 관계를 말한다. 즉, 사람 중심의 정원문화를 생태 중심의 정원으로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물론 생태에 대한 연구자료는 국립생태원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전략적으로 함께 연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울산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의 증식과 같은 복원사업을 울산정원에 담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겠다.

사람들이 정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겠지만, 우리 유전자 속에 남아있는 그 옛날 자연 속을 자유롭게 거닐던 본능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에는 영국의 큐가든, 에덴 프로젝트, 네덜란드 큐켄호프, 이탈리아 빌라 데스테, 프랑스의 베르사유, 파키스탄 샬리마르 정원, 캐나다 부챠드 가든 등이 있다. 이들은 분명한 특색이 있다. 큐가든의 팜 하우스, 에덴 프로젝트의 대형 온실 같은 공간 등 정원을 운영해 온 오랜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이들 정원 사이에서 생태롭게 계획한 ‘울산정원’이 유명해지는 것은 더는 꿈이 아닐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울산의 영문 첫 자인 U를 써서 유-가든(U(you)-Garden)이라고 명명해 보면 어떨까. 네 정원.

“자연은 농담하지 않는다. 자연은 늘 진실하고 늘 진지하며 늘 엄하다. 자연은 언제나 옳다. 잘못과 실수를 범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자연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자연은 지혜롭고 순수하며 진실한 사람에게만 자신의 비밀을 공개한다.”

괴테의 어록에서 울산이 정원도시로 가는 길을 찾아본다.

이선종 국립생태원 전시기획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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