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가 전국적으로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처음으로 빈대가 발견됐다. 울산시와 울주군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의 한 원룸 침대 매트리스에서 빈대 3~4마리가 확인됐다. 인근 부산에서도 지난 14일 사하구 한 가정집에서 빈대가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는 지난 13일부터 울산시 시민건강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빈대합동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다.
서울에 빈대가 출현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로 알려져 있다. 국내 빈대는 1970년대 초반 이후 박멸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빈대가 침대, 카페트, 벽장, 옷, 전기제품 등 집 안 구석구석에 기어들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빈대가 최근 다시 나타난 것은 국가 간 교역, 여행, 이민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빈대는 먹이를 먹지 않아도 100일까지 생존이 가능하며 생존 기간 100~2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또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빈대는 긴 주둥이로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데, 물리면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렵다. 빈대에 물리면 피부에 2차 감염도 일어날 수 있으며, 심하면 신경과민과 스트레스, 불면증까지 초래한다. 정부 관계 부처는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지만 ‘빈대 포비아’가 생길 정도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빈대의 출몰은 외국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인되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미국, 중국, 홍콩 등에서 빈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뉴욕에서 빈대가 확인됐다는 신고 건수는 모두 26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국가 비상사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빈대는 끈질긴 생명력에 살충제 내성까지 강해져 박멸하기가 매우 어렵다. 빈대는 저녁보다는 이른 새벽(3~4시)에 흡혈 활동을 하는 습성이 있는데. 빈대를 확인하려면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벽 틈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빈대가 확인되면 전문가를 불러 발견한 지점을 중심으로 스팀 고열이나 건조기를 이용해 방제하고, 살충제로 화학적 방제를 하는 게 좋다.
이미 빈대는 광범위하게 확산했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업계에는 하루 평균 30건 이상의 빈대 방역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아직 빈대가 매개하는 질병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이 겪는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질병처럼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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