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유행 주의 필요
장염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병을 의미하는 광범위한 용어다. 세부적으로는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분류한다.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식중독과 구분은 어렵다. 장염은 구토나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은 다양한 종류의 세균, 바이러스, 원충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먹어서 감염된다. 바이러스 중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특정 시기가 아니라 연중으로 발생하고, 특히 겨울철에 유행해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매우 높은 전염력이 있어 급식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례를 일으킨다. 세균성 장염의 원인균으로는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 세균성 이질을 일으키는 쉬겔라, 콜레라를 일으키는 비브리오,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 등이 있다. 원충으로는 잘 알려진 아메바가 있다. 이 외에 약제 복용 후 발생하는 위막성 장염 등도 있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장염에 걸렸을 때는 콩, 두부, 달걀, 쇠고기, 닭고기, 지방이 적은 생선, 바나나, 매실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차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우유·치즈 등 유제품, 생과일 등은 먹지 않는 편이 낫다”며 “심할 경우에는 좋은 음식도 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에 의사와 상담해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상비약 사용도 가능
장염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의료 기록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신체 검사와 여러 종류의 검사를 확인하는 다양한 절차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혈액 검사로 염증 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염증 마커 수치의 변화는 장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변 검사도 병원체나 혈액이 포함된 변, 염증 세포의 존재 여부 등을 알려줘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 의심될 경우 대변, 혈액, 진단적 배양으로 감염 병원체를 식별한다.
만약 심각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의심되면 내시경 검사, X선, CT 스캔과 같은 영상 검사가 사용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는 위장관 내부를 직접 관찰하고 조직 채취로 정확한 병명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장염은 탈수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면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 소화제나 설사를 줄이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장운동을 줄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물은 잘 쓰지 않는다. 설사로 배출돼야 할 바이러스나 세균, 독소가 장 안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악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장 안의 유해 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키는 약물을 먼저 사용한다. 장내균총 이상에 따른 증상을 잡기 위해 효모균 정장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이 전문의는 “발열이 동반된 장염은 때로 항생제 치료를 하기도 한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혈변, 세균성 설사 등이 있다면 주의해야 하고, 수술할 수도 있다”며 “구토나 설사가 심해 수분 섭취도 힘들다면 의사 처방에 따라 수액을 처방하고, 증상을 줄이기 위해 금식하는 것도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
가정상비약인 타이레놀과 스멕타 같은 약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배가 좀 아프거나 설사가 나는 정도가 아니고 고열·오한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온 음료 찾아 마실 필요 없어
회복을 위해서는 감자, 쌀, 오트밀 등 주로 끓여진 탄수화물류를 수분과 함께 먹으면 좋다. 튀기지 않고 구워서 만들어진 크래커를 먹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의외로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는 소화를 시키지 못해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우유, 치즈 같은 유제품도 주의가 필요하다. 적당량의 염분은 필요하나 과한 염분은 탈수를 유발한다. 이에 프랜차이즈 제품을 먹을 때는 죽 제품이라도 반드시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물은 소변의 색이 투명하게 될 때까지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단, 설사가 심하다면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목 축이듯 지속해서 마셔야 흡수에 도움 된다”며 “단당류·이당류가 조금 포함된 액체가 수분 흡수에 좋지만, 시판 중인 음료는 당류가 많아 희석해야 하고, 이온 음료는 권장 수준 이상으로 염분이 많아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굳이 찾아 마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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