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공공디자인, 고래가 품은 대양을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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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공공디자인, 고래가 품은 대양을 꿈꾸자
  • 경상일보
  • 승인 2023.11.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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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진 갤러리 크로크리아 대표 본보 제21기 독자권익위원

최근 해외여행이 활발해진 가운데 여행 가고 싶은 도시로 싱가포르, 덴마크의 코펜하겐, 호주의 시드니, 독일의 베를린, 영국의 런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일본의 도쿄, 스위스의 루체른을 꼽는다. 이 도시들은 공공 환경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이다. 이러한 도시들은 자연과 도시를 조화시키는 노력을 통해 전 세계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는 물론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낸다.

기술이 발전하고 인류의 문명이 진보해도, 우리의 삶은 자연과 떨어질 수 없다. 특히 도시에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절실하며 도시를 평가하는 척도가 생산만이 아니라 환경, 문화, 경제적 요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산, 강, 녹지 보유율이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공원, 호수, 하천 등은 도시의 브랜드가 되어 세계에 홍보가 된다. 도시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짐에 따라 더욱더 환경과 문화의 조화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 시·도를 중심으로 공공디자인에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 용인시는 페인트회사와 함께, 경기도와 서산시는 공공디자인 공모사업으로, 천안시는 상명대학교와 협업을 한다. 이천시는 공공디자인의 세 가지 사업 분야를 지정했고, 경주시는 21명의 교수와 건축가를 공공건축가로 위촉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전국 여러 곳에서 공공디자인 공모전과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울산광역시 역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문화적 가치 제고, 울산만의 정체성을 담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광역시 공공디자인 체계통합을 통한 효율적 관리 등 3가지의 목적으로 2006년부터 2025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공공디자인 진흥계획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나아가서는 스마트도시계획으로 공공디자인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의 공공시설물과 공공공간에서 조금 더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점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울산만의 유니크함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의 울산의 공공디자인은 공공시설물에는 고래의 형상을, 공공공간에는 고래조형물을 설치하고 이외에는 오래되고 낙후된 시설물들의 수리와 보수가 전부이다. 세계적인 관광지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보면 건물의 도색만으로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조화되는 이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지역의 특성과 자연환경을 고려한 색채와 공동체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창조한 결과이다. 이제 울산도 고래에서 벗어나서 고래가 품었던 대양을 바라보듯,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과 울산 앞바다를 중심으로 한 지역적인 장점을 살리고 시민 모두의 배려와 노력으로 새로운 도시를 기대할 때, 울산도 지역의 특성과 자연을 고려한 매력적인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도시들의 공공디자인 주된 테마는 문화와 예술의 융합이다. 유럽과 일본은 오랫동안 지역의 특성과 자연환경을 고려하고 많은 예술인의 노력으로 색채와 오브제를 건축물과 시설물에 적용하며 도시 이미지를 조성할 수 있었다. 건물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유니크하고 아름답게 조성하고, 새로운 테마의 수변공원 등의 개발로 얻은 도시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도시를 밝히는 빛 역시 그냥 조명이 아닌 특별한 밤의 도시를 만드는 중요한 도구로 삼는다. 건물과 조명을 이용해 아름다운 밤 풍경을 만들어내고, 밤을 랜드마크로 만들어 도시의 경쟁력과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킨다.

울산에는 많은 예술인이 있다. 울산을 잘 알고 울산의 내일을 꿈꾸고 살아온 울산의 예술인들과 울산의 문화를 공공의 예술로 승화시킨다면 울산의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나 유적지는 이 세상에 없던 유니크함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대부분이다. 울산이 새로워지고 사람들이 찾는 도시가 되기 위해선 작게는 집 앞의 화단부터 출발해 거리의 가로수 등 주변의 모든 환경을 지금껏 일반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예술적인 작품으로 만들 때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 가치는 새롭게 숨 쉬는 도시로 우리에게 선물처럼 돌아올 것이다.

정영진 갤러리 크로크리아 대표 본보 제21기 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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