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4월 천창수 교육감 부임 이후 사업 추진에 대해 다각도로 재검토했으나 결국 접는 쪽으로 결정했다.
시교육청의 이같은 결정에는 과거 울산시의회에서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관련 예산이 2차례 부결된 게 크게 작용했다.
시교육청은 학생교육원 제주분원은 19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주도 현지의 호텔을 매입, 제주도 체험활동 시 안전하고 저렴한 숙식 제공으로 학생 부담 경비 절감, 교육 직원 연수 및 복지공간 활용으로 성장과 치유 도모 등을 노렸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이러한 계획은 지난해 8월과 11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각각 무산됐다.
시의회는 운영비, 경제성 등 취득재산에 대한 문제가 존재하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학생들과의 형평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천 교육감은 부임 직후 “시의회에서 반대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합리적인 부분도 많았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과 천 교육감이 사업을 백지화한 데는 갈등을 빚었던 시의회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 등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천 교육감은 지난 17일 울산시의회에서 2024년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에서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천 교육감은 주로 녹색 넥타이를 매고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최근 들어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울산시교육청이 선제적으로 나서 시의회와 ‘협의’ ‘협치’ 모드에 돌입하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제주분원 백지화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주분원이 설립됐다면 울산 학생들을 위한 활용도가 매우 높았을 것”이라며 “아쉽지만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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