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숙자들은 물론, 일반 청소년들까지 음주나 흡연을 일삼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조성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남구 삼산 사이그라운드 공원. 조용한 공원을 지나 2층 공중산책길로 올라가자 벤치 아래와 위에 놓인 술병이 눈에 들어왔다. 벤치 위에는 누군가 밤사이 자고 간듯 종이박스가 일렬로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또 다른 벤치 아래에는 무작위로 쑤셔넣은 듯한 페트병과 막걸리 병, 안주로 보이는 음식물들이 흰 봉지에 담겨있었다. 일회용 접시가 나뒹굴거나 담배꽁초가 버려진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25일에 이어 이날도 노숙자들이 숙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밤이 되면 음주와 흡연을 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공원 입구에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곳곳에 컨테이너 판이 세워져있어 몸을 숨기기 좋기 때문이다.
이모(32)씨는 “사이그라운드에서 노숙자와 청소년들의 비행을 목격하는 일은 흔하다”며 “밤낮으로 불이 날까 걱정이 되고 혹시나 (사이그라운드에서) 사고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씁쓸해 했다.
지난 2016년 조성된 사이그라운드는 이듬해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우수상까지 받았다. 조성 초기 서울의 플레이그라운드와 유사해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는 코로나 여파로 생기를 잃었다. 최근 남구가 골목축제 장소로 활용하는 등 노력에도 노숙자, 청소년 비행 문제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노숙자들에게 쉼터나 기관 연계를 지자체가 강제할 권한도 없다보니 와와공원, 문화공원 등 남구 내 공원 수곳에서도 노숙자가 나타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타 지자체 등은 흡연과 음주 행위에 대해 조례를 개정해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남구도 단속 기준을 구체화해 규제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남구 관계자는 “노숙인 기관 연계나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 다각도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며 “사실상 순찰과 설득이 최선인 만큼 자주 현장을 찾아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