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글로벌시대, ‘다문화 선도도시’ 도약하자]외국인주민 급증 정착지원은 느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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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글로벌시대, ‘다문화 선도도시’ 도약하자]외국인주민 급증 정착지원은 느림보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3.11.2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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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다. 최근 10여년 새 울산지역에도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및 유학생 등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제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그러나 상당수가 지역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방인처럼 겉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지역사회의 책무다. 본보는 울산이 다문화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다문화가정 학생 10년만에 5배

28일 울산시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만5163명이던 울산지역 외국인 주민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3만6061명으로 10년새 1만명이 넘게 증가했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도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외국인 주민수 3만6061명 중 2만6352명이 다문화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수도인 울산의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가 64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국국적동포 5354명, 결혼이민자 3338명, 유학생 1489명 등의 순을 보였다. 기타외국인도 9769명이나 됐다.

이들 중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인원은 3669명, 외국인 주민 자녀는 6040명이었다.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 캄보디아 등 국적도 다양했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들과 이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 교육기본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울산지역 초등·중등·고등학교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3839명이다. 이는 교육기본통계를 집계한 2012년(719명)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2427명, 중학교 1002명, 고등학교 410명이다.

특히 울산 전체 학생 수 12만7872명 중 다문화학생 비율이 3%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울주군 온산읍의 초등학교는 반별로 3~4명의 다문화학생이 있을 정도다.

울산 다누리협의회 송미정 회장은 “최근 울산에는 공장 신설로 많은 외국인들이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들을 위한 단발성 교육보다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원 시설도 실질 효과 미흡

울산시는 외국인주민지원센터와 각 구·군별로 위치한 가족센터, 시교육청은 울산다문화교육지원센터를 주축으로 울산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책이 외국인주민들의 적응을 돕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어 교육의 경우 여러 나이대가 섞인 별반식 운영으로 각 학생의 수준을 모두 고려하기 어렵고, 이들이 중등·고등학교 진학 후 학습 연계가 되지 않는 제도적 문제도 있다는게 현장의 목소리다.

한국어와 모국어가 가능한 이중언어 강사로 대졸 이상의 결혼이주 여성을 교육당국이 채용해 일선 학교에 배치하는 다문화언어강사도 울산에는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언어 구사 인력을 상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맞게 계약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 중이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21년 10월 관련법 개정에 따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가족센터’로 변경·확장된 뒤 일부 부작용도 존재한다.

다문화가정도 비다문화가정과 차이 두지 않고 더 넓은 개념으로 바라보겠다는 취지로 통합됐으나 상대적으로 비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다수다.

또 다문화가정이었다가 이혼 등의 이유로 한부모가정을 꾸리고 있는 입장에서 ‘가족센터’라는 명칭으로 인해 프로그램 참여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리 울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장은 “보통 한부모가정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나 한국어 시험 등의 이유 등으로 센터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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