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체감온도가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졌다. 올 겨울은 예상치 못한 대설과 한파의 가능성도 있다고 예보되면서 취약계층들의 겨울나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외풍도 되지 않고, 난방비 걱정에 집에서도 외투를 입고 지내야 하는 아동들과 취약계층 가구들의 한숨은 깊어져만 간다. 울산의 어린이들이 추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주변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한 시점이다.
◇집에서도 외투 입는 수지네
수지(가명·9)네는 겨울이면 집에서도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만 한다. 난방효율이 좋지 않아 난방비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너무 추워 튼 보일러로 인한 난방비가 15만원이 나온 이후로는 난방을 거의 하지 않고 두꺼운 외투로 버티고 있다.
수지는 임신 중인 엄마, 아빠, 중학생 오빠와 함께 살고 있는 4인 가구다. 그러나 아빠는 췌장암으로 투병 후 건강관리 중이며, 배달일과 기초생활수급비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용직 근로를 했으나 임신을 하며 그만두게 됐다.
특히 한파로 감기에 자주 걸리는 수지네의 아이들과, 발가락 동상이 재발되는 수지 엄마로 수지 아빠는 걱정이 계속된다. 아기가 태어날 올 겨울은 지난 겨울처럼 난방을 안할 수 없어 난방비 걱정이 갈수록 커져간다.
◇외풍이 심한 미소네
미소(가명·9)네는 겨울이 되면 가장 먼저 창문에 단열재를 붙인다. 노후된 상가건물 중 가장 끝에 있는 집에 복도나 현관 없이 대문과 밖이 맞닿아 있어, 바깥의 찬 기운이 그대로 방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미소는 엄마, 아빠, 2명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일용직 근로활동을 해왔으나 손목을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엄마가 자활근로를 하며 5인 가구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소 동생들은 지적장애로 활동보조인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소는 동생들과 잘 지내고 부모님과도 사이가 좋은 맏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미소 엄마는 어린 딸들과 함께 견뎌야 하는 겨울철만 되면 걱정이 더 높아진다. 단열재를 붙이지만 새어 들어오는 찬 바람은 어쩔 수 없이 다섯식구가 함께 견뎌야만 한다. 특히나 올 겨울은 유독 추울 거란 소식과 단풍이 떨어지기도 전에 내린 눈에 겨울을 나기 위한 번듯한 이불조차 없는 미소 엄마는 걱정이 커져만 간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