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이른 새벽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울산시민들도 잠을 설치는 등 긴장 속에 하루를 맞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5분24초에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 깊이는 12㎞로 올해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기상청이 1978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지진 규모로는 44위다.
울산에서는 감지된 진도는 북구 4, 나머지 4개 구·군 3이었다. 진도 4는 실내에서 진동을 느끼고 잠에서 깰 정도다. 경북은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시설물 등이 깨지거나 파손될 수 있는 정도였다. 여진도 7차례 발생했다. 진도는 0.8~1.5 규모에 그쳤다.
때문에 울산 곳곳에서도 지진을 감지해 확인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에 41건, 112상황실에 3건이 접수됐다.
다행히 별도 인명·시설물 등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새울 1발전소에서도 지진이 0.0026g으로 계측됐으나 새울 1, 2호기의 운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건설 중인 새울 3, 4호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울산 시민들은 “자다가 침대가 떨리는 느낌이 들어서 깼다”거나 “창문에서 정체 모를 진동소리가 들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밤사이 진동을 느끼고 잠을 한숨도 못잤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거나 ‘예전에 지진이 났던 때가 떠올라 너무 무섭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지진에 따른 진동 보다는 긴급 재난 문자로 잠에서 깬 시민들도 많았다.
장모(29·남구)씨는 “재난 문자 소리에 놀라서 깼다”며 “한번도 놀랄 일인데 곧바로 정정 문자까지 와서 여러번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또 여진과 대피요령을 담은 안전 안내문자가 5개 구·군 가운데 울주군에서만 발송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언론 등을 통해 여진 발생사실과 원전 피해 여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여진 정보와 원전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안내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울산시는 지진 발생 상황을 확인한 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각 지자체는 저수지, 교량 등 시설물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울산시교육청도 수업비상대책반을 소집해 지진 피해를 확인하고 각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