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울산 남구 봉월로50번길~돋질로 11번길 방향 이면도로. 전봇대 옆에 세워진 옥외(지상식)소화전 앞으로 누군가 시멘트 봉과 노랑색 물통을 긴 줄로 엮어 차량의 접근을 막아뒀다.
소화전 바로 옆으로는 주차된 차량도 눈에 들어왔다.
이곳 도로는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폭이 좁다. 여기에 이면도로 바깥쪽으로는 무질서하게 불법 주차된 차도 많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진입하는 것도 어려운데다 어렵게 진입하더라도 소방 용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비슷한 시간 돋질로~돋질로171번길 일원. 화단과 쓰레기봉투 사이에 놓인 옥외소화전은 쉽게 눈에 띄지 않다보니 옥외소화전 주변으로 쓰레기 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번영로~번영로150번길 일원의 옥외소화전 옆으로는 전동 킥보드가 소화전에 걸린 채 놓여져 있었다.
옥외소화전은 불이 났을 때 하수도에 있는 물을 끌어 소방차량, 호스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적치물이나 불법 주정차 등으로 막혀있는 경우에는 화재에 신속히 대비하기 어렵다.
실제로 소방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울산에만 168건의 불이 났고 27명이 다쳤다. 구·군별로는 남구 58건, 울주군 44건, 중구 27건, 북구 22건, 동구 17건 순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건조주의보가 지속되면서 불이 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 소방은 옥외소화전의 방출구 구멍, 녹 등을 관리하고 있지만, 지난 7월 기준 3196곳에 달하는 옥외 소화전의 주변 환경까지 유지·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불법 주정차에 한정된 과태료의 부과 대상을 늘리는 등의 법적 규제와 소방용수시설 위치 안내를 통해 시민들이 시설의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기본법상 옥외소화전을 유지하고 안전관리를 해야하지만 점검나간 현장에서 녹물이 나온다는 등 민원도 많은 상황”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불이 날 수 있는 만큼 옥외소화전의 중요성을 알고 관리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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