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마다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슬로건을 세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 부산광역시교육청은 ‘꿈을 현실로’, 대구광역시 교육청은 ‘미래를 배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슬로건은 노옥희 전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으로 우리 교육청의 교육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배움과 성장의 과정에 있는 한명 한명의 아이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면서 각자의 발달 단계, 적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 아이들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스스로의 역량을 최고로 발현하도록 촘촘하게 맞춤 지원하는 공교육을 의미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꿈꾸지 않으면’ 중에서
얼마 전 ‘꿈꾸지 않으면’ 작사가이자 간디학교 전 교장이었던 양희창 선생님께서 불러주신 노래를 직접 들었다. 고 노옥희 교육감께서 좋아하시던 곡이라 더 애틋하기도 하지만, 교직 생활에서 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노래이기도 하다. 특히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는 가사는 현실성이 배재된 이상적 정의로 치부될 수 있지만, 사실은 지극히 현실이 반영된 정의라고 생각한다.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앞으로 잘될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기대나 바람이 없는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가르칠 이유와 명분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이 생각한 것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즉 자신에 대한 신뢰의 불씨를 조금씩 피어오르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아닐까?
‘중꺽마’라는 유행어가 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인데, 세계권 대회에 참가했다가 패배했던 프로게이머의 인터뷰에서 유래했다.
“오늘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승 몇 패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지면서 배우는 게 더 중요해요. 지는 것을 통해 우승권에 가까운 경기력을 만드는 게 제일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끼리 더 단단해질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희망을 노래하는 것! 이는 우리 교육청의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은 교육’의 가치와도 연결된다. 스스로의 역량을 최고로 발현하도록 촘촘하게 지원하고, 학생이 앞으로를 기대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일 것이다. 언젠가 낯선 길을 가야 할 때, 설레는 마음으로 나설 수 있도록, 그리고 희망과 절망의 사이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르치는 것’이다.
이혜경 울산 천상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