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새 노조지부장에 ‘강성’ 노선의 문용문(사진)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년 현대차 노사 관계도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문 신임 지부장은 상여금 900% 쟁취와 주 4일제 전면 도입, 정년 연장 등의 공약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예고해 임단협 난항은 물론 자칫 협력업체로 여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6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제10대 임원(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1만8807표(53.2%)를 얻은 문용문 후보가 임부규(1만6162표, 45.72%)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5312명 가운데 3만5349명(투표율 78.01%)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9대 집행부에 이어 새 집행부도 강성이 이끌게 됐다. 문 신임 지부장은 ‘민주현장’ 소속으로 제4대 지부장(2012~2013년)을 지냈고, 과거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하다 구속된 전력도 있을 만큼 대표적 강성 성향으로 꼽힌다.
문 신임 지부장의 공약 중 조합원들 눈길을 잡은 것은 ‘금요 하프제’ 도입. 금요일 근무 시간을 현재 8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이는 것이다.
우선 내년 전주·아산 공장에 시범 시행한 뒤 2025년부터 완전한 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4일제로 빚어지는 근무 시간 감소와 연계해 새로운 월급제 방안 마련도 공약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생산라인 근무 시간 축소뿐만 아니라 연구소 직원 재택근무 유지와 금요일 12시 퇴근, 연구·일반직 숙련 재고용 도입, 일반직 퇴근 시각에 맞춰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지는 제도(PC OFF) 도입 등도 제시했다.
복지와 관련해선 재직 중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지원, 암 진단 지원금 상향, 대학 미진학 자녀 직원훈련 장려금 1000만원 지급, 제2 문화회관 건립 등을 공약에 담았다.
고용 안정과 관련해서는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국민연금 지급 시기와 연계한 최장 만 64세로 늘리고, 신공장 운영 계획을 노조가 개입해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임금은 우선, 임기 시작과 함께 특별 성과급을 확보하고 전체 상여금을 900% 쟁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문 신임 지부장이 선거 기간 “당당한 노조, 힘 있는 노조,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한다”고 선언한 만큼 공약 실현을 두고 노사 관계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실제 문 지부장이 제4대 지부장으로 재임한 2년간 22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 같은 투쟁 기조가 임단협 이후 자칫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 등 여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