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폐 위기 내몰린 치안센터
현재 울산에는 다운, 성남, 장생포, 신선, 두서, 삼동 등 6곳에서 치안센터가 운영중이다. 그러나 울산 치안센터 절반 이상은 건립된지 30여년이 지난 노후된 시설이다. 지난 1998년에 건립된 다운치안센터가 가장 최근에 설립된 시설이다. 성남치안센터는 1994년, 두서·삼동치안센터 1992년, 신선치안센터 1982년에 조성됐다. 장생포 치안센터는 1978년에 건립돼 가장 오래됐다.
전국적으로도 치안센터의 노후화와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이어지자 최근 경찰청은 올 연말까지 전국 952개 치안센터 중 576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지역 경찰 및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는 잠정 보류된 상태다.
울산의 치안센터 절반 가량도 당초 폐지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시설 확충, 인력충원 등으로 치안센터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치안센터는 주로 고령화가 두드러지거나 인근 지구대·파출소 출동까지 거리가 먼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장생포치안센터의 경우 야음지구대와 거리가 약 6.7㎞, 삼동치안센터의 경우도 삼남파출소와 거리가 약 5.7㎞ 가량이다.
이에 치안센터가 폐지될 시 인근 사고 초동대응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높다. 또한 고령화 지역의 경우 대면 민원이 잦고, 사건 접수 대신 경찰이 직접 현장 출동으로 크고작은 사건 중재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치안센터는 존치만으로도 지역 주민에게 심리적 안정감 주는 공간”이라며 “지역 곳곳에 치안센터 및 경찰이 배치되며 시민 체감 치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순찰차량 주차할 곳도 없는 치안센터, 범죄 신속대응 가능하나
장생포치안센터는 80여㎡(27평)가량 밖에 되지 않는데다 2차선인 대로변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데도 별도 순찰차량 주차 공간도 없다. 치안센터 앞 도로도 주차금지 구간이라 노상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묻지마 범죄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범죄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묻지마 범죄, 흉악범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치안센터 기능향상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통상적으로 치안센터에는 1~2명의 인력만 파견돼 있다. 현실적으로 인력충원이나 시설 확충이 어렵다면 지역 자율방범대, 자치경찰 등과 협력을 모색해 치안효과 극대화를 노릴 전략을 갖춰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자체의 예산 지원 방안도 고민해 볼만 하다.
여기다 치안센터가 단순한 순찰 및 신고접수 기지 형태에서 벗어나 시민들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차원에서 문화파출소 등 다양한 활용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울산일부 치안센터는 야간 응급입원 지원팀 운영 거점센터나 청소년 경찰학교 등으로도 운영 중이다. 치안센터가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치안최전선이라는 지자체 등의 인식강화도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치안센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특히 인력 확충 및 예산 지원을 통해 향후 지역사회와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치안최전방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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