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부터 한달에 한 차례 지면을 통해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울산 이야기를 전해왔던 ‘경상일보 제17기 청소년기자단’이 지난 11월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학업 집중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교과 이외의 활동에는 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지만, 중학교 1학년부터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본보 청소년 기자들은 8개월 남짓 동안 직접 체험하고 본 사회 다방면의 이야기를 기사로 소개했다.
의미 있는 방학 보내기, 물발자국 줄이기 실천법, 현명한 SNS 활용법 등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을 다룬 기사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시사에 대한 의견도 가감없이 펼쳤다.
특히 진로 탐색, 자유학기제·학년제, 자치기구·동아리 등 청소년 활동과 정책을 다룬 기사들이 돋보였다. 청소년 기자들은 기사를 통해 지역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 학생교육문화회관의 다양한 동아리·자치기구 활동을 소개했다. 활동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학생들은 여성가족부의 내년도 청소년 예산 삭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6.9%(173억원) 줄어든 2352억원이다. 삭감된 분야는 청소년 활동·정책 참여 지원·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등으로 대부분이 전액 삭감됐다. 이 때문에 울산도 구군별 청소년 활동 기관에서 진행되는 청소년 동아리 지원과 청소년 참여기구 운영은 물론 근로 권익보호 활동과 학교폭력 예방, 성 인권 교육 진행도 아예 폐지되거나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 15일 이영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주관으로 열린 ‘울산시 청소년정책 토론회’에서도 청소년 활동가와 전문가들은 여가부 청소년 사업 예산 중단에 우려를 나타내고, 청소년 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협력을 통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소년기는 사회의 일원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는 시기로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 기관에서 진로체험과 문화활동, 자치활동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청소년을 민주시민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하려면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자기개발과 다양한 사회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을 마련해야 한다. 당사자인 청소년마저 ‘유감’을 표시한 청소년 예산 삭감의 재검토가 절실하다.
서정혜 문화부 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