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울산경제 성적표가 낙제점으로 기록됐다. 수출이 반짝 증가한 2021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실질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7개 시도 중 실질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울산과 전남 둘 뿐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만 울산지역 총소득 중 18조원이 타 지역으로 유출됐다. 울산경제가 비틀거리는 와중에 천문학적 규모의 소득이 역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지역소득의 역외유출은 ‘생산→분배→지출’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울산시는 지역경기 활성화와 함께 소득의 역외 유출을 차단하는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명목)은 86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그러나 명목 지역내총생산에서 가격 변화분을 제거한 순수한 생산수량의 변동분만을 나타내는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년 보다 0.5% 감소했다. 이로써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6.8%를 기록한 울산 경제는 2021년 3.6%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역성장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5년간 울산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6%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구조의 편중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울산의 광업·제조업 비중은 65.1%로 전년보다 3.9%p나 상승했다. 제조업 중 석탄·석유·화학제품과 전기·전자·정밀기기 비중이 증가한 결과다.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전년보다 감소한 30.7%를 기록했다. 제조업 비중 전국 1위 자리, 서비스업 비중 전국 꼴찌라는 울산의 산업 구조가 더 고착화된 것이다.
특히 지역 총소득 중 역외 유출액 규모가 더 커진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액 가운데 18조원이 서울과 경기 등 타지로 빠져나갔다. 2021년(11조원) 보다 소득유출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울산의 지역내총생산 대비 지역총소득 비율은 78.7%로 전년보다 더 감소했다.
통계청의 지역소득 자료는 울산의 제조업 편중과 서비스업의 약화, 지역소득의 역외유출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함축하고 있다. 이제는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 1위’라는 외형적 함정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개인소득은 6년째 서울에 이어 2위이며 타 지역과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지역에서 창출한 소득을 지역에서 재분배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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