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추진비에 대한 연간 집행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냉·난방기, 컴퓨터 등 고가의 물품에 대한 물품수급관리계획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임직원 출장에서 운임 관련 증거서류를 누락하고, 자가용 동승자에게도 운임을 지급했다. 세출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하거나 계약보증금과 관련해 4억625만7000원 중 계약금 5% 이상 징수하지 않거나 지급각서도 적지 않았다.
2년에 한번씩 종합감사가 이뤄지는데 매번 10건 이상 지적사항이 나온다. 고래문화재단 이야기다.
재단은 지난 2021년 감사에서 22건, 올해 감사에서도 19건 지적 사항이 나왔다. 올해는 업무추진비 미작성 등 서류·절차 누락의 이유로 주의, 시정, 기관경고 등을 받았다. 재정적 지적사항도 나왔다. 남구는 재단 측에 45만원을 회수하고, 263만5000원 징수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단순히 금액이 적다고, 법적으로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이런 지적사항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각 항목에 대한 주의·시정·경고를 내리는 기준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 감사에서 적발된 사항에 대해 2개월 내에 직원교육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단에 내려지는 별도의 불이익은 없다.
감사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고래문화재단의 주 관리·감독 기관은 남구다. 이 재단은 2012년 창립, 울산 최초 기초 지역문화재단으로 주민 중심 문화예술 정책을 구현하는 울산 남구의 출자·출연기관이다. 관리·감독과 감사가 때맞춰 이뤄졌음에도 재단은 2년마다 비슷한 내용에 대해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구도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외부감사 기관이나 재단 측이 시정 후 완전히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인 절차,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감사를 계기로 재단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감동을 주는 문화예술재단이 되겠다’는 구호가 무색하지 않게 스스로 엄격한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 2024년 새해를 앞둔, 울산 남구청과 고래문화재단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가 바로 이 부분이다. 2년후 감사에서 다시금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그 비판의 수위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강민형 사회부 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