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마지막 페이지만 남겨두고 있다. 흔히들 연말에는 올해 초 계획하고 다짐한 일들을 얼마나 이루며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라 말한다. 그 과정을 통해 바로 다가오는 새해를 더욱 발전적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는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위상이 높아졌고,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주민들과의 소통 창구이자 행정의 감시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지방의회가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울산 동구의회는 올 한해 이 같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펼쳐왔다고 자평한다. ‘구민 여러분의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이는 의회가 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처럼 다양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의견을 행정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구체적인 의정활동을 살펴보면 먼저 조선업 불황으로 큰 시련을 겪었던 조선업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구체화했다. 하청노동자의 권리와 복지 증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켜야 할 책무를 명시한 ‘동구 하청노동자 지원 조례안’과 노동자 긴급생활안정지원금 융자,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긴급한 복지 지원을 위한 ‘동구 노동복지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특히 의회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집행부뿐 아니라 노동계,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협의하는 노력 끝에 두 조례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지방소멸위기에 놓인 동구의 인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동구의회에서는 처음으로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동구는 조선업 불황을 거치며 노동자들이 대거 빠져나가 인구 문제에 직면했다. 산업연구원의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에서 울산에서 유일하게 소멸우려지역으로 분류됐고, 국토연구원의 조사에서는 총 인구 대비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조선업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면서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의회는 ‘인구증가 정책개발 연구회’와 ‘동구 교육돌봄 연구회’라는 2개의 의원연구 단체를 구성해 인구 감소, 고령화, 외국인 증가라는 복잡한 동구의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방산분야 1위 기업인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HD현대중공업의 공정한 특수선 경쟁입찰을 보장하고, 특수선 부문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울산시의 시내버스 노선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동구 시내버스 노선은 신설 및 증설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동구는 지리적으로 울산 끝자락에 위치해 타 도시 및 타 구·군에서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노선도 부족해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높다.
이 외에 의원들마다 주민들의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확인하고, 행정에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또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잘못되거나 불합리한 행정을 바로 잡고,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동구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았지만 과거처럼 그 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동구의회는 이 같은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도록 새해에도 올해와 변함없이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주민들의 삶이 보다 나아질 수 있도록, 동구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의회의 활동에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박경옥 울산 동구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