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워라밸 대폭 개선, 그래도 불안정한 지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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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 워라밸 대폭 개선, 그래도 불안정한 지수는 문제
  • 경상일보
  • 승인 2023.1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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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근로자들의 ‘일·생활 균형’(워라밸: 워크 라이프 밸런스) 지수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라밸 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울산시민들의 삶이 그만큼 질적으로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울산은 점수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삶이 안정돼 있다는 것은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고 울산에 대한 정주의식이 높다는 말이나 같다. 앞으로도 울산시는 워라밸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 따르면, 울산의 워라밸 지수는 59.5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7.3점(16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울산은 워라밸 지수가 첫 해인 2017년 4위에서 2018년 15위, 2019년 17위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0년 7위로 반등했으나 이듬해 다시 추락했다가 재반등했다.

울산의 워라밸 지수가 올라간 것은 기업체들의 유연근무제 도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유연근무제는 일정한 시간·장소에서 일정한 형태로 일하도록 정형화된 근무제도에서 벗어나, 업무량이나 일의 성격 등에 따라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울산의 워라밸 지수는 변동폭이 너무 심해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의 경우 지수가 4위까지 올랐다가 2019년에는 17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0년에는 7위로 올랐다가 2021년에는 또 다시 16위로 추락했다. 이같은 반복적인 등락은 아직 워라밸 지수가 완전한 정착 단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워라밸이라는 용어는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 혁신 10대 제안’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전에 근로자들은 새벽같이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하고, 별을 보며 퇴근하는 그야말로 ‘워커홀릭’ 수준이었다. 집은 잠만 자는 곳으로 인식됐고, 그게 정상적인 생활이라고 여겼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의 워라밸 지수가 크게 개선됐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워라밸은 아직도 최저임금 노동자들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경제전망이 마냥 어둡기만 한 이 때 지자체의 워라밸 개선 정책과 저소득층 생활안정 정책이 조화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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