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해에는 외국인 특화거리에 활력을
상태바
[기자수첩]새해에는 외국인 특화거리에 활력을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1.02 0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오상민 사회부 기자

뱃고동 소리는 울산 동구지역의 행복한 소리였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전후부터 이어진 조선업 불황으로 많은 조선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동구를 떠났다. 최근 다시 조선 수주가 증가하며 호황기를 맞고 있으나, 당시 현장을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청년층 역시 고강도·저임금의 조선업을 외면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 해지에 따라 지난해 일시적으로 운영된 조선업도약센터도 문을 닫으면서 조선업종 취업 알선은 활기를 더 잃을 판이다. 조선업은 호황기지만, 인력난은 극심하다는 말이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불황 이전에도 방어동 꽃바위 지역에 많은 외국인이 거주했다. 이들은 선주사들 즉,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사람들이 주로 거주했다. 이들의 주머니 사정은 좋았기에, 소비도 활발했다. 동구는 이에 2015년 말부터 추진한 남진길 특화거리 조성사업에서 꽃바위 남진길 일원을 ‘외국인 특화거리’로 명명했다. 이후 불황을 겪으며 이들은 모두 그들 나라로 돌아갔고, 외국인 특화거리 상가도 하나씩 문을 닫는 등 거리의 명색은 헛헛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에는 3000여명의 외국 인력이, 현대미포조선에는 2000여명 등이 투입된 상태다. 11월 기준 동구지역 외국인은 7000여명에 육박해 있다. 전년동월(3989명)대비 1.7배나 늘었다. 새로운 외국인들이 동구에 정착하면서 외국인 특화거리에 동남아 식자재마트 등이 생기는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거리는 표지 하나만 덜렁 남아있는 상태로 추가 콘텐츠가 개발되거나 개선된 것 없이 방치돼 있다.

동구 주민들은 최근 들어온 외국 인력에 대한 반감이 큰 편이다. 실제 구청이나 관할 경찰에 외국인들이 몰려다닌다는 신고가 많이 접수된다. 한 외국인 노동자가 “낯선 곳으로 정착하다보니, 불안하기도 해 모여다닌다”고 한 말을 들은 적 있다. 이들은 주로 조선소 기숙사와 일터에서만 지내면서 공동체 의식을 느낄 곳이 적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 인력이 한국을 또 동구를 찾아올 예정이다. 외국인 커뮤니티로 타국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면 동구지역 치안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조선업을 근간으로 하는 울산 동구지역은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세계 초일류 조선업체들의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조선메카로 부상하면서 지방도시를 대표하는 부촌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경기불황에 인구소멸 위기지역 전락이라는 부침도 겪었다. 이제 조금씩 동구가 오랜 침체를 딛고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구증가 효과를 가져다 줄 외국 근로자 지원책 강화도 조선업 활성화 측면에서 고심해 볼 시점이다.

오상민 사회부 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