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금리에 빚 못갚은 취약차주 증가, 대책 필요하다
상태바
[사설]고금리에 빚 못갚은 취약차주 증가, 대책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1.0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금리·고물가에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울산지역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중심의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가계부채의 ‘약한고리’인 취약차주나 잠재적 취약자주의 연체율 상승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고금리가 가계부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한국은행 분석 결과 예금은행 및 비은행 가계대출 금리상승으로 울산지역 차주 1인당 부담하는 연간 이자상환액은 2021년말 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취약차주 등의 채무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행 울산지역본부가 발간한 ‘최근 울산지역 가계·기업대출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지역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평균 울산의 가계대출 증가율(-0.4%)은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따른 대출수요 위축,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와 금융권의 대출 축소 등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또 기업대출도 부동산 업황 위축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 9월말 기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증가율(3.9%)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울산지역이 가계부채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지역 가계부채 차주 가운데 취약차주나 잠재적 취약자주의 채무상환능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작년 3분기 울산지역 가계부채에서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전년말보다 0.53%p 상승했다. 취약차주 비중도 전체 차주의 6.9%를 차지해 우상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게다가 지역 청년층 및 저신용 차주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은 상승 추세이고 저소득 차주의 LTI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개인사업자의 채무 상환능력도 약화되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울산지역 개인사업자 중 특히 취약차주의 대출잔액은 35.7% 급증했다. 대출 연체율 상승은 가계와 금융권 모두에게 건전성을 훼손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중심의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 소득 대비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비율(LTI) 등이 가계대출의 위험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가계부채로 서민층의 경제기반이 약화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지역 경제 주체(가계·기업·정부) 모두가 재무적 리스크를 점검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