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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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나서
  • 경상일보
  • 승인 2024.01.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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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걸수 수필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다. 1979년 10월26일 박 대통령 서거 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은 계엄사령관(이하 정상호)이 되었다. 관련자 조사를 위해 전두광 보안사령관(이하 전두광, 전 장군)은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 전두광은 국내외 모든 정보를 장악, 차관들을 수시로 보안사로 불러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전두광은 조사 과정에 청와대에서 현금과 수표 등 9억원을 발견한다. 6억원은 대통령 딸에게, 나머지 돈 일부를 국방부장관(이하 장관)과 정상호에게 주려하나 정상호는 전 장군 개인 돈도 아니면서 매사 일을 그렇게 처리하나며 핀찬을 준다. 서거 전 박 대통령의 신임 하에 전두광은 하나회 회원들을 군의 요직에 포진케 하는 등 정치군인으로 승승장구했다. 정상호는 전두광 견제를 위해 수도경비사령관을 비 하나회이고, 정규 육사출신이 아닌 이태신 소장을 임명하자 전 장군은 노골적 불만을 표시한다. 정상호는 매사 전 장군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정상호는 장관에게 전 장군의 월권이 심하다고 동해경비사령관으로 인사 조치를 몇 번 건의하나 거절당한다. 이때 육참 고위층 누군가가 하나회에 알려주고, 이때부터 둘 사이에 극도로 앙숙관계가 된다. 이에 격분한 전두광은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성공하면 혁명이고, 실패하면 쿠데타”라고 비장함을 토로하며 하나회 핵심관계자들과 모의를 주도한다.

작전명을 ‘생일잔치’ 거사일자를 12월12일로 정한다. D­데이 저녁 전두광 반대편인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공수혁 특전사령관, 김준엽 헌병감을 전두광 주재 만찬에 초대하여 사실상 바로 힘을 못 쓰도록 했다. 그 시간 전두광은 최한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상호가 10·26때 궁정동 안가 옆에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정상호 연행 조사 필요성 제기 재가를 받으러 가고, 동시에 반란군들은 정상호 계엄사령관 체포 조를 투입 생일잔치 작전을 개시한다.

재가를 받으러 간 전두광은 최한규 권한대행이 계엄사령관을 연행하는 것은 중대한 일이므로 국방부장관 동의가 필요하다며 재가를 거부한다. 전두광은 초를 다투고 있는데 장관 행방이 묘연했다. 장관은 국방부 총소리를 듣고 북한의 소행인 줄 착각하고 미공관 등으로 피해 다녔다. 뒤늦게 나타난 장관은 반란군에 동의하자 결국 최규하는 재가를 하였다. 정상호 체포가 재가보다 앞섰다는 기록으로 훗날 저들의 범죄가 입증될 수 있었다.

동시에 반란군은 정상호 사령관을 불법 연행 감금하고, 공수혁 특전사령관을 불법 체포되는 과정에 사령관 비서실장 오진호 소령은 현장에서 아주 가까운 동료의 총탄에 사살되고, 공수혁 사령관도 평소 애지중지 아껴주었던 부하에게 체포되었다.

수경사, 특전사 등 요직에 하나회 심복들 때문에 수경사 이태신 사령관과 특전사 공수혁 사령관은 직속 명령이 먹히질 않았고, 행주대교 등 시내 주요지점에서 군사충돌방지를 위해 양측 신사협정을 맺었으나 반란군들은 이를 지키지도 않았다.

이태신 수경사 사령관은 불법 연행된 정상호 계엄사령관 석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했지만 그는 늘 혼자였고, 그들은 떼거지였다. 이태신 사령관은 전두광을 “당신은 대한민국 군인으로서나 인간으로서나 자격이 없다”고 비장함을 내 던지나, 결국 체포되고 만다.

반란군들은 그날의 성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잔치를 벌이며 막을 내린다. 그 후 6개월 5·18 광주민중항쟁 등 참혹하고 불행한 역사로 얼룩졌다.

강걸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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