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CES 2024­과학과 기술은 곧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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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CES 2024­과학과 기술은 곧 국력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1.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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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지난주 1월9일부터 1월12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열렸다. CES의 정확한 명칭은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전자제품박람회)’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로 1967년 미국의 뉴욕시에서 시작됐다. 1978년에 이르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여름 CES와 시카고에서 열리는 겨울 CES가 격년제로 운영되었으며, 1995년부터 라스베이거스로 개최지가 옮겨져 진행됐다. 특히 2015년부터는 중국의 상하이에서 ‘CES ASIA’라는 타이틀로 별도로 개최되고 있다.

사실 CES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60년대 후반의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가전의 전자제품(현재 기준으로 ‘전자제품’이라고 하면 훨씬 폭넓은 범위의 기기를 의미하지만) 위주의 전시회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CES의 위상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당시의 CES는 주로 TV, 오디오 및 백색가전을 위주로 전시가 이루어졌으며 60년대의 TV, 70년대의 워크맨, VCR, 80년대의 CD플레이어, 90년대의 DVD 등을 거치며 전시회의 흥행 이슈를 낳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사람들은 가전 분야 전자제품의 혁신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그냥 미국 서부에서 개최되는 대형 전자제품 전시회쯤으로 여겨져 왔다. 왜냐하면 1924년부터 시작된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가전이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로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되는 ‘국제정보통신박람회(CeBit)’, 라스베이거스를 위시한 다양한 국가와 도시에서 개최되는 ‘컴덱스(Comdex: Computer Dealers Exposition)’, 그리고 1987년부터 이동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 등이 더 위상이 높았기 때문이다.

CES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ICT 전시회로 위상을 다진 건 2010년대 들어서부터이다. 이 때부터 가전제품들은 급격하게 발달한 ICT(정보통신) 기술과 결합(융합)하기 시작했으며, 주최 측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즉, 전시회 자체의 테마를 ‘제품’에서 ‘기술’로 변모시키기 시작해 전시회 전체의 대형화 및 국제화를 유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시기적으로 매년 1월 초에 개최되는 특성과 맞물려 폭발적인 성공을 가져오게 됐다.

현재 IT업계에서는 ‘CES’를 비롯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 ‘베를린국제가전박람회’를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부르고 있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CES는 더 이상 가전제품만이 아니라 미래의 자동차(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와 드론, 인공지능(AI)과 로봇, VR 등 ICT 분야의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및 기관들이 이루어 낸 기술적 성과물들을 매년 초 공개하는 기술 전시회로 변모했다.

CES 2024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150여 개국에서 35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했다. 대한민국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772개가 참가해 미국(1148개), 중국(1104개)에 이어서 세 번째를 차지했다. 개막에 앞서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와 미국산업디자이너학회(IDSA)가 수여하는 ‘CES 혁신상’을 받은 한국 기업도 올해 143곳으로 역대 최다로 집계됐다. 그 중 최고혁신상은 30여개의 기업만 수상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13개 기업이 수상했다. 예를 들면 스마트홈 부분의 ‘AI가 탑재된 코골이 완화 베개’, 사이버 보안 분야의 ‘모바일 여권 플랫폼’, ESG분야의 ‘로봇 손가락 기술’ ‘시각장애인용 커뮤니케이터’, 푸드테크 분야의 ‘언제 어디서나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에어로포닉스 스마트 팜’과 ‘개인 맞춤영양과 식품을 제작해 취향에 맞는 영양제를 만드는 푸드 프린팅 시스템’ 등이다.

삼성, 현대, LG, 그리고 SK를 비롯한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제품들뿐만 아니라 중견(소)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갑진년 새해부터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 높아진 ‘CES 2024’였다. 이제는 과학과 기술이 곧 국력이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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