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기업들이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대규모 사무실 공간을 찾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린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마이애미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로 급부상했다.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은 최근 시카고에서 마이애미로 본사를 옮겼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켄 그리핀도 마이애미로 이주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토마브라보, 레버X 등도 마이애미로 터를 옮기거나 사무 공간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마이애미는 2020년 대비 벤처투자액 증가율이 미국 내 최고인 278%를 기록했다.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마이애미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 △뉴욕, 실리콘밸리 등에 비해 낮은 인구밀도와 범죄율 △적은 세금 부담 등이 꼽힌다.
마이애미가 속한 플로리다주는 상속세, 자본이득세 등이 없고 소득세도 징수하지 않는다. 법인세율(5.5%)도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8.84%), 뉴욕(7.25%) 등보다 낮다. 이 때문에 부자들이 몰려들어 ‘억만장자 벙커’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시는 울산을 ‘한국판 마이애미’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울산에 대규모 사업장을 둔 기업의 본사 이전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 본사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민선 8기 들어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도입 등 각종 규제 혁파를 통해 투자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회발전특구나 도심융합특구 등이 가시화되면 기업들의 세제 혜택 등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를 본사 이전과 연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비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마련돼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5년 12월31일까지 수도권 밖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법인은 최소 5년 동안 법인세의 100%를 감면받게 된다.
본사 울산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키로 한 김두겸 시장은 “생활이 풍요롭고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를 만들려면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민선 8기 출범 이후 울산시는 총 16조 6,398억 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했고, 대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도 목전이다. 산업 특색에 맞는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공생한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지난 2012년 4월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 후 모바일·인터넷·모빌리티·금융·게임·음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989년부터 온산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인쇄용지 대표 기업 한국제지는 34년 만에 본사를 울산으로 전격적으로 이전하고, ‘종이의 가치로 미래를 여는 기업’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나섰다.
이처럼 기업 본사 이전과 함께 수소와 이차전지 선도 도시로서 산업경쟁력을 부가한다면 머지않아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과 명성은 반드시 회복될 것이다.
종사자 300명 이상 대기업 58%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근로소득 56.7%, 자산의 61% 주식 시가총액 86%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지역 균형발전은 요원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며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균형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역 본사제’가 울산에 꼭 필요한 이유이다.
울산의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기업이 함께 성장한다면 지역을 넘어 국가가 발전하는 긍정의 나비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