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함께 꿈꾸고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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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함께 꿈꾸고 희망을 노래하자
  • 경상일보
  • 승인 2024.01.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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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서이초 선생님이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 떠난 선생님을 추모하며 학생들이 합창했던 ‘꿈꾸지 않으면’의 가사다.

누구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수업을 준비하던 선생님, 아이들을 사랑했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빛나던 선생님이었다. 아이들 속에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지고자 했던 선생님의 작은 소망은 안타깝게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선생님을 떠나보낸 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회한과 이제라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30만 교사들이 잠시 교육을 멈추고 뜨거운 한 여름의 아스팔트 위에서 ‘공교육 회복’을 외쳤다.

수많은 선생님의 눈물과 노력으로 ‘교권 보호 4대 법안’ 등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법률 개정이 이루어졌고, 교육활동 침해 예방과 피해 교원에 대한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울산시교육청도 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민원대응팀을 신설하고,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활동심의협의체를 설치했다.

교사들에게 안심번호를 제공하고 형사사건에 따른 법률 지원과 소송비용 부담 등 대책을 마련해 교사들이 소신 있게 학생을 지도하고, 수업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서이초 사건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최근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교사에 대한 신뢰도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신의 틈을 뚫고 신뢰의 싹이 돋아나는 것 같아 반갑고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교권침해와 갈수록 늘어나는 학교폭력으로 교육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며 꿋꿋하게 교육의 가치를 지켜온 현장의 선생님이 있기에 우리 교육은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법률과 제도가 정비되고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큰 변화가 생겼지만, 법률이나 제도가 학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법률과 제도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올해 우리 교육청은 ‘평화롭고 따뜻한 학교 만들기’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성찰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함께 성장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그래서 학교의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의 걱정과 고민을 터놓고 얘기하며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는 기회와 공간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상호 존중하는 교육활동 지원체계와 학부모의 교육과 연수를 확대하고 교육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해와 소통으로 함께 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가 함께 보호받고 존중되며 관계 회복을 통해 평화롭고 따뜻한 학교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학부모는 선생님의 편이 되고 선생님은 학부모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관계를 파는 가게는 없다. 관계는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신뢰하고 협력하는 교육공동체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평화로운 교실에서만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배움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 서이초 교사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모두가 함께 마음을 열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 그래야 어렵게 마련된 법률과 제도도 빛을 발하고 함께 꿈꾸고 희망을 노래하는 교육이 꽃핀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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