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영남알프스 완등사업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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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영남알프스 완등사업이 나아갈 길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2.05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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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사회부 차장

“그저 기념메달만을 따기 위한 경쟁 일변도의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을 계속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신년 들어서도 인기몰이 중인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에 대한 지역사회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 ‘영남알프스 완등 경쟁 과열주의보’ 제하 기사 보도 이후 본보 홈페이지와 SNS상에서는 완등 인증사업에 대한 성토와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과열경쟁으로 인한 등산로 훼손과 쓰레기 투기, 등산로 주변 마을의 주차난 등 민원이다. 가지산을 비롯한 영남알프스 주요 산들은 완등 인증사업 시행 후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등산로는 물론이고 빠른 산행을 위해 등산로가 아닌 길을 다니며 쓰레기를 곳곳에 투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눈에 안 띄는 등산로 주변에는 등산객들이 갖고 온 음식 비닐봉지와 빈 캔, 플라스틱 숟가락, 핫팩은 물론 심지어 부러진 등산스틱, 용변 후 버린 휴지까지도 볼 수 있다.

기념메달을 따기 위한 3만명에 들기 위해 1월부터 등산객이 몰리면서 산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최근 5년새 울산지역 산악사고는 약 62%나 증가하며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최근에도 천황산과 재약산을 등반하던 60대가 하산길에 눈이 쌓여 얼어있는 길을 걷다가 넘어져 헬기로 구조되는 등 빈번한 산악사고는 겨울철 가뜩이나 바쁜 소방력의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완등사업 때문에 전국에서 영남알프스를 찾고는 있으나 지역경제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고헌산 자락에 위치한 소호마을의 경우 조용하던 마을이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실제 마을의 경제적인 효과는 전무해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했다. 소호마을은 물론 운문산 자락의 상양마을, 문복산 인근 대현마을 등은 등산객들의 주차와 이른 새벽부터 등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문복산의 경우 계속된 민원과 입산 제한 기간 등으로 완등사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다만 완등 인증사업이 영남알프스는 물론 울주군, 나아가 울산을 알리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긍정적 부분도 있기에 사업은 중단하기 보다는 보완 또는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8봉 완등 인증사업은 2월1일 기준으로 벌써 7000명을 돌파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으로 인해 해마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영남알프스를 찾고 있다. 이들이 등산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예컨데 등산후 지역의 유적지나 관광지, 음식점도 함께 방문했을때 인증과 기념메달을 주는 방식이다. 또한 상북의 산업단지 빈 땅을 활용해 거점센터(셔틀버스 정거장, 음식점 거리, 기념품샵)로 조성한 뒤 차 없이 오더라도 영남알프스 주요 등산로 입구까지 다니는 셔틀버스를 운행, 편의 도모와 소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영남알프스 보존을 위한 자연휴식년제도 제안되고 있다.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이 울주군과 울산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형석 사회부 차장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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