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만의 사회와 문화(54)]갑진년,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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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만의 사회와 문화(54)]갑진년,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 경상일보
  • 승인 2024.0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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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규만 울산대 명예교수 영어영문학

국제적으로 세상이 무섭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2020년 세계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 그리고 코로나가 주춤하자 벌어진 대해고(The Great Layoff)와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2022년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리가 민주와 자유의 표상으로 여겼던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와 한 지붕 두 나라의 갈등문제! 국제정치와 경제 갈등, 전쟁공포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제적 흐름에 민감한 한국 사회와 문화는 어떻게 변화할까 궁금하다.

매년 말 선정되는 ‘올해의 단어(The Word of the Year)’를 통하여 그 흐름을 살펴보자. 한 해의 단어 선정은 세계적인 사전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한 해 동안 대중매체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단어이며, 빅데이터를 통하여 가장 인기있었던 말을 찾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에서는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작업을 하고 있다.

2020년 영어사전업계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단어는 압도적으로 ‘대유행병(pandemic)’이었다. 이때 한국의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적막강산(寂寞江山)’를 1위로 뽑았다. 공포의 대유행병 앞에서 글자 그대로 하루 앞일을 내다볼 수 없었던 대중들의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말이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위세를 떨쳤고, 백신 제조업체는 갑이었고 세계 정상들은 을이 되어 백신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었다. 세상이 뒤집혔다. 이때 옥스퍼드사와 메리엄-웹스터사는 올해의 단어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 ‘백신(vax; vaccine)’을 선정했다.

2022년은 코로나19가 한풀 꺾이며 기업과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시기이었다. 그러나 복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해고로 인한 대량실직이 일어났고 미국에서는 자발적인 대퇴직도 나타났다. 신세대들은 받은 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을 선호했다. 실제로 퇴직한다기보다는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고, 언제든지 그만둔다는 각오’를 품고 산다는 의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재직기간 보고서에 따르면 소위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한 직장 평균 재직기간이 약 10년인 반면, MZ세대는 3년미만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올드보이들이 보기에는 나라가 망조가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적 가치와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연말 최고 유행어는 어느 때보다 암울한 단어들이 선정됐다. 영국 콜린스 사전은 ‘영구적 위기(permacrisis)’를 선정했다.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위기속에서도 사회 지도층의 뻔뻔함과 이기심을 지적하는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선정했다. ‘정치인, 사회지도층이 제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고 선동’한다는 뜻이었다.

2023년 말 선정된 최고 유행어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관련어들이었다. 콜린스는 ‘AI’를 선정했다. AI는 기술 혁명의 대표어로 등장한 정보통신분야 용어인데 전년 대비 4배 이상 사용이 급증했다고 한다. 메리엄-웹스터와 케임브리지는 인공지능 만능 세상 속에서 그 부작용을 염려하는 단어로 ‘진짜의 authentic’와 ‘AI가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다 hallucinate’를 선정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를 활용한 딥페이크(Deepfake) 선거운동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딥페이크란 AI를 활용한 이미지 합성기술인데, 얼굴 영상이나 사진에 다른 사람 얼굴을 합성해 가짜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2024년 갑진년,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여러분이 예측하는 올해의 단어는?

한규만 울산대 명예교수 영어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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