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다양한 SMR 기술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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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다양한 SMR 기술 개발 필요
  • 이춘봉
  • 승인 2024.02.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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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봉 정경부 부장대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주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 원전) 관련 규제 신설을 포함하는 2024년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원안위는 발 전 중인 SMR 기술 수준에 맞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차원에서 규제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이번 규제 구축이 개발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담보돼야 하는 안전성을 위해 미리 틀을 만드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SMR은 대형 원전(1000~1400MWe급)이나 중형 원전(300~700MWe급)보다 출력이 작은 원전을 말한다. 출력이 작은 만큼 원자로와 냉각제,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용기 하나에 일체화해 크기를 대폭 줄일 수도 있다. 대형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전 세계에서 SMR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원안위가 SMR에 대한 규제 신설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런 추세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원안위의 이런 움직임은 울산에 훈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울산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조선 산업이 SMR을 활용하는 신시장 개척에 팔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한국전력기술과 SMR의 선박 적용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연말에는 영국 해운사 및 선급협회 등과 협력해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SMR을 중심으로 하는 해양 원전 기술을 개발해 선박 에너지원 전환 및 탄소 제로 에너지원 보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규칙이 만들어짐으로써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이 명확해지게 됐다. 길을 잘못 들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막게 된 셈이다.

기술력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개념설계를 마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4월께 혁신형 SMR 표준설계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정부 차원의 연구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의 규칙이 정해지고, 선수들의 경기력도 향상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얇은 선수층이다. 앞서 울산시는 LFR(납냉각고속로) 방식의 SMR 기술 개발에 나서 1단계 개념설계를 완료했다. LFR 방식의 SMR은 선박 침몰 시 냉각재가 고체화되기 때문에 심해의 고압에서도 원자로 용기 함몰을 억지하고 방사능 유출을 방지하는 특성이 있어 조선 해양용으로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표준설계를 위한 2단계 사업은 불발됐다. 사업비의 절반인 민자는 마련했지만 국비 확보가 불발되면서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정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혁신형 SMR 개발에 나서면서 LFR 방식 등 다른 노형에 대한 연구 지원은 예산 중복성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

선수층이 두껍다면 언제든 원활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노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각 분야 최적의 기술 적용이 가능해진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LFR 방식 SMR에 대한 국비 지원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춘봉 정경부 부장대우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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