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 칼럼]‘한동훈 스타일’과 4·10 총선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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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칼럼]‘한동훈 스타일’과 4·10 총선 함수관계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4.02.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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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수 서울본부장

한국의 역대 대통령 선거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는데도 실패한 유력주자 가운데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빼놓 을 수 없다. ‘이회창’은 YS(김영삼) 문민정부 당시 집권당의 간판스타였으나 1997년 15대 대선에 이어 2002년 16대 대선, 2007년 제17대 대선 무소속 후보 등 내리 세번 ‘대선 3수생’에도 청와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기문’은 2016년 유엔 사무총장 재임당시 ‘외교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청년들에겐 ‘미래의 꿈’이었다. ‘박근혜 탄핵소추’가 가결 되고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자, 2017년 1월12일에 귀국직후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20일만인 2월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회창과 반기문의 공통점은 여의도 문법의 실패에 있다는 점이다. 복잡한 정치적 환경과 갖가지 이유도 있지만, 시쳇말로 ‘여의도 문법’을 이해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정치권의 정실이다.

2024년 4·10 총선을 불과 50일 앞둔 작금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은 단연 국민의힘 ‘한동훈’(DH)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윤석열 정부 집권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극한지 아직 50여일 밖에 안된다. 시기적으로나 정치환경적으로나 차기 대선과 연관지으려는 건 아니다. 그가 주목받고 있는 건 전통적으로 정치권의 필수 교양 과목과도 같은 ‘여의도 문법’을 과감하게 버리겠다고 선언한 이후다. 나아가 ‘한동훈 신드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문법에 실패한 이회창과 반기문과는 정반대의 길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그의 ‘여의도 사투리’ 청산은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국민앞에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하루를 넘기지 않고 반드시 설명한다.” 한동훈식 ‘5000만이 쓰는 문법’의 비주얼은 취임이후 여러형태의 발언과 동선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중견언론인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의 관훈클럽 토론회(2월7일)와 22대 총선 공천그림에서 디테일하게 확인된다.

그간 여의도 문법 가운데는 대표적인 것이 이해관계와 결부돼 애매한 것은 두루뭉술 넘어가고, 위기에 몰릴 땐 순간 거짓말로 얄밉게 피해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들은 여의도 사람들에겐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곧이듣지 않는다. 하지만 한동훈은 확연히 달랐다. 관훈클럽에 출연한 그는 120분간 날카로운 질문에도 답변을 피하거나 애매한 답변은 거의 없었다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토론내내 긴장감에 더해 시간이 짧을 만큼 아쉬움까지 묻어난건 정치인 초청토론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국민 여론에 까칠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그렇지만 경호 문제나 전후 문제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는 집권당 대표의 입장에선 수위가 매우 높은 수준이면서도 나름의 절제도 묻어는 난 것으로도 읽힌다. 정치 지도자의 ‘인간미’와도 차별화가 된다. 1997년 대선가도 이회창측이 대구 유세중에 YS를 닮은 밀랍인형을 꺼내 군중들 앞에서 불질러버린 사건이 문뜩 소환된다.

이 지점에서 최대 관심사인 한동훈식 총선공천은 또한 어떠한가? 그가 공언한 ‘시스템 공천’이 상당부분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휘발성이 강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반영한 낙하산 공천 논란은 일단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직무수행 50여일째 맞은 18일 긍정도 평가 여론조사(KSOI CBS 노컷뉴스 의뢰)결과 한 위원장이 5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8%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피 참조). ‘여의도 문법’의 실패로 대선에서 추락한 이회창·반기문과, 사투리로 규정한 한동훈 스타일의 현주소가 한국정치의 미래를 순탄하게 관통할 것인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 당일 4월10일 결과부터 더욱 궁굼해지는 이유다.

김두수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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