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뉴럴링크, 그리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인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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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뉴럴링크, 그리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인류의 미래
  • 경상일보
  • 승인 2024.0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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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뉴럴링크 코퍼레이션(Neuralink Corporation)은 우리에게 친숙한 테슬라 전기자동차,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 등이 설립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뉴로테크놀로지 기업이다. 2016년 여행 중이던 일론 머스크가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정보의 입출력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불평한 뒤 그의 영감으로부터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상하겠다고 선언한 뒤 설립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것을 계기로 이식 가능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를 개발하는 회사로 발전하게 되었다.

인간은 외부 자극을 받으면 감각기관으로부터 받아들여진 정보가 말초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는 말초신경에 생체 반응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전기 신호를 생성하는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을 통해 발생한다. 이후 뉴런들 사이 서로 잇닿은 부위에 존재하는 시냅스가 뉴런에서 생성한 전기 신호를 칼륨과 나트륨, 이온 등의 화학 물질로 변환해 다른 뉴런에게 전달하고, 화학 물질을 받은 뉴런은 또다시 전기 신호를 생성하면서 일종의 활동 전위(+, -)들을 발생시킨다. 뉴럴링크는 이러한 전기 신호를 통해 뇌의 정보를 인식하는 ‘뇌 임플란트’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머스크의 주장에 의하면 이러한 기술들은 “선천적 시각 장애로 인해 태어나서 한 번도 시력이 없던 이라도 시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억력 감퇴나 청력 손상, 우울증, 불면증 등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뇌와 결합한 컴퓨터를 통해 생각만으로 인체 곳곳을 제어하는 게 가능해져 각종 불치병이나 난치성 질환과 질병 극복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과학적 증거는 제시 못하고 있으나 심지어 알츠하이머(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나 자폐증과 같은 정신 질환까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머스크와 뉴럴링크는 최종적으로는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에도 도전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뉴럴링크의 기술에 대해 “인터넷에 사람 뇌를 업로드하고 다시 다운로드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들에게는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메아리 일수도 있다. 사실 이러한 기술들의 연구는 더 오래전에 ‘블랙 록 뉴로 테크’가 하고 있었으며 뉴럴링크보다 더 진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 뉴럴링크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머스크의 말에 대중들이 귀를 기울이고 반응을 잘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뉴럴링크는 2021년 4월 ‘페이저’라는 원숭이가 게임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연구진들은 칩이 이식된 페이저에게 우선 조이스틱을 통한 간단한 게임을 시켜 조이스틱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마다 과일 스무디를 먹게 해주는 보상을 주었고 뉴런의 발화 방향을 기록했다. 이후 조이스틱을 없애고 ‘퐁’이라는 비디오 게임을 시키자 뇌에서 나오는 신호만으로도 게임을 준수하게 수행해냈다. 인터페이스 속도 단축에 성공했으며 강화학습의 잠재성도 매우 간단한 수준에서 선보인 것이다. 실험적인 결과만 보면 성공적이라 할 수도 있으나 실험에 투입된 원숭이 23마리 가운데 단 7마리만 생존해 성공이라 보기 어려운 실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단체가 실험기록과 부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동물복지법을 위반한 사례가 9건이나 되었다고 한다.

2023년 5월 뉴럴링크는 미국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언젠가 우리의 기술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첫 단계”라며 의미를 부여하면서 첫 인체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냈다. 8개월 뒤 올해 1월, 머스크는 “뉴럴링크로부터 칩 이식을 받은 첫 환자가 잘 회복하고 있다”라며 “신경 자극 감지라는 양호한 초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성공여부를 떠나 실험적인 결과를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인간이 만든 과학과 기술의 융합들이 발전하고 성장해 미래의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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