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의료 공백을 막으려면
상태바
[이런생각]의료 공백을 막으려면
  • 경상일보
  • 승인 2024.02.2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예약된 수술이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고, 응급실을 헤매다가 사망하는 환자가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의사가 부족한 진료현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PA간호사 등 진료보조인력의 의료 행위를 합법화하는 시범사업을 27일부터 시행했다.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타 직역에 비해 의사 수입이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한민국 의사 평균 임금 소득은 2억6000만원으로 OECD 1위이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높은 네덜란드나 독일보다도, 대한민국 의사의 연봉이 높다. 직장인 평균의 약 6.7배, 변호사의 2.3배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9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상태다. 대한민국은 2025년에는 인구의 20%가 노인인구인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공급은 일정하지만 수요가 늘어나면 당연히 가격은 오르게 되는데, 건강보험으로 통제되는 의료 비용은 비급여의 형태로 전가되면서 상승하고 있고, 의사들의 몸값을 올려주고 있다. 여기에 무분별한 실손보험의 이용으로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건강보험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의대 증원과 더불어 보험과 비보험의 혼합 진료를 막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의대 증원을 시도했던 2020년의 실패가 뼈아프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인력 부족 등 필수의료 공백은 당장 발생하고 있는데,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6년이 지난 2031년부터 배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지금 전공의 뿐만이 아니라 의대생들도 휴학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존 배출인력마저 늦어질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인 의사 공급 문제뿐만이 아니라,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의사 공백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한다.

방법은 있다. 바로 한의사의 활용이다. 한의대의 교육과정도 의대와 같은 6년이고, 70~80%정도의 교육과정이 의생명과학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추가 교육을 조금만 더하면 무리없이 필수의료에 투입될 수 있다.

의과 전공의 사직 현장에 한의과 전공의를 투입하는 것이, 의사보조인력만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지금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아 환자나 내과 환자, 응급 환자 등 필수의료 공백 영역은 매우 넓다. 한방내과와 한방소아과 전문의 등 많은 한의사들이 병원급에서 이미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사-한의사의 교차고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차수련을 위한 제도개선은 어렵지 않다. PA간호사 시범사업과 더불어, 의사-한의사 교차수련도 시범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