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물가 경기침체’의 늪…먹거리 물가부터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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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물가 경기침체’의 늪…먹거리 물가부터 잡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3.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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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과일’ 사과와 귤이 쏘아올린 물가 앙등세가 너무 가파르다. 설 명절이 훌쩍 지났는데도, 과일값을 위시한 장바구니 물가는 거침없이 하이킥하고 있다. 2월 울산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또 신선식품이었다.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으로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18.7%나 속등했다. 과일과 채소류 가격은 소비자들이 장바구니에 담기를 결정하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을 붕괴시킨 지 오래다.

경기 둔화 속 고물가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주체(가계·기업·정부)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물가가 쉼 없이 뜀박질하니 가뜩이나 쪼그라든 서민 가계 생활은 동여맨 허리띠에 실신직전이다. 가계 소비가 계속 위축되면 기업의 생산성이나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 자명하다. 성난 소비자들의 민심을 아우르고 고물가 경기침체 국면에서 탈출하려면 우선 국민의 ‘먹거리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월 울산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달 대비 3.4%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3.1%) 상승률 이상이다.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일반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9% 상승해 4%대에 다시 근접했다. 그러나 물가앙등을 초래한 복병은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으로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이었다. 신선식품은 생활물가보다 거의 5배가량 속등했다. 사과(94.7%) 귤(65.5%) 토마토(59.9%) 파(63.9%) 딸기(38.3%)도 뛰었다.

신선식품 발 물가앙등 현상은 나비효과가 돼 다른 대체 과일과 채소가격을 끌어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 지수는 3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 중 신선과실 상승률은 199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생활물가도 제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위로 솟구쳤다. 지난달 울산 생활물가에 영향을 주는 보험서비스료(17.9%) 시내 버스료(17.4%) 상승률은 20%대에 접근했고, 한방약, 간병 도우미, 구내식당 식사비, 치킨, 김치찌개 백반, 반려동물용품 값 등도 1년 전보다 8% 이상 올랐다.

정부는 이날 재정지원을 통한 과일값 잡기 대책을 내놓았다, 마트의 오렌지·바나나 직수입을 확대하고 만다린, 두리안, 파인애플주스에 대해 추가 관세 인하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대책이 과일 물가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수입 상품이 국산 과일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정부의 더욱 과감한 물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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