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도시와 상생하는 예술 배워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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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도시와 상생하는 예술 배워오기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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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4월13일부터 시작된 ‘Kyotographie(교토그라피)’ 관람차 다음 주에 짧게나마 교토 방문을 계획 중이다. 교토그라피는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국제 사진 축제로 프랑스의 아를 사진 축제, 미국의 휘트니포토페스타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진 축제 중 하나이다. 이들 사진 축제는 지역의 특성을 극대화해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토그라피는 2013년부터 시작됐으며 기업과 단체, 개인 및 공공의 지원으로 개최, 지역에 있는 공간들의 협력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이 축제가 사진을 주제로 삼은 이유는 일본이 가진 카메라와 프린트의 기술을 최대한 발현시키고 예술 표현 매체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 작품 전시 외에도 다양한 대상을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 관객 참여형 이벤트 등으로 사진 예술의 외향을 확장하고 예술분야의 고용 촉진, 관광객 유입, 국제적 플랫폼의 구축 등을 목표로 삼는다고 한다. 작품 전시는 전시장뿐만 아니라 상업 공간, 역사적 의미를 가진 공간 등 교토 도심 전체를 전시 장소로 활용한다. 그 때문에 관람객들은 작품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내포한 역사적 의미와 지역적 특성까지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통을 중시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현대까지 이어오는 대부분의 일본 축제들은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기 때문에 예술이 자연스레 관광 산업의 확대로까지 이어진다. 이번 교토행 역시 업무나 여행의 목적이 아닌 교토그라피 관람을 위해 방문계획을 세운 것이니 이들의 비전은 순항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벌이는 사진 축제들이 있고 울산 내에서도 각종 예술 축제가 이뤄지고 있다. 교토그라피와 같은 방향성을 갖고자 했던 울산의 사진 축제가 재개 1년 만에 개최가 불투명해져 아쉬움이 남지만,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예술 축제들은 그 지향점을 잘 찾아 나갔으면 한다. 예술 축제는 예술적 완성도는 물론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대부분의 관람객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하기에 기획과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이 따른다. 지난해 진행됐던 수많은 축제 중 울산 현대 미술제가 기억에 남는다. 몇 개 남지 않은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축제’라는 점, ‘원도심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이 그 이유다. 울산이 가진 공업과 기술의 힘을 바탕으로 원도심의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있기에 꾸준히 개최된다면 지역의 좋은 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곧 축제의 계절이 시작된다. 많은 예술가가 고용되고, 그들의 능력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시민들과 예술로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을 그려본다. 일주일 후에 있을 교토그라피 관람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예술을 위한 도시 전체의 연대, 예술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고유의 문화로 발전시킨 시민들. 작품 관람보다 이러한 점들을 배우고 울산 문화예술계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에 대해 더 크게 기대하고 있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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