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에는 1935년에 지어진 구남창역과 2020년 동해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신남창역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울주문화재단은 얼마 전 2024 문화도시 울산 조성 구군 특화사업 공모에 ‘또 하나의 남창역’을 테마로 ‘인생역전프로젝트 : 남창역 1978’을 제안해 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바 있다.
남창역이 가장 번성했던 70·80년대로 시간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마주한다는 주제로 원천스토리를 개발하고, 시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관객몰입형 거리공연 ‘남창역 1978’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관객들이 그 시절 역전다방에서 과거의 추억과 미래를 되새겨보는 참여형 체험전시 ‘인생역전다방’, 옹기종기시장 연계 체험 ‘옹기종기나들이’도 준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신역사 개관 후 문을 닫고 있는 구남창역을 행사 당일만이라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자 여러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다.
구남창역은 국토교통부가 소유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울주군이 함께 관리하고 있고, 역전 주차장과 신역사는 한국철도공사 등이 관할하고 있다. 점점 노후되어 가는 남창역의 문화재 관리를 위해 CCTV와 철재 울타리 등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은 막고 있으나, 의아하게도 정작 낡아 가는 남창역의 유지 보수를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전국 800개의 간이역 중 그 가치를 인정받은 25개 역만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고, 그 중 하나인 남창역을 울산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향후 보존이나 문화재 활용 계획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문경에는 관광두레사업의 일환으로 국가등록문화재인 가은역을 새로운 카페 공간으로 탈바꿈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간이역이자 국가등록문화재인 춘포역은 매표소, 역장실, 숙직실을 그대로 남겨놓은 것은 물론 예전 역무원들의 기증품과 그 시절의 사진들을 전시해 춘포의 옛이야기를 간직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KTX 이음 정차역 유치를 앞두고 부산과 울산의 여러 지자체들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경제적 가치로의 ‘남창역’을 바라보는 것 못지않게 우리의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 문화유산으로서의 ‘남창역’을 재조명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울주문화재단은 ‘또 하나의 남창역’에서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새로운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인생역전프로젝트 남창역 1978’을 통해 근대문화유산 105호 구남창역에 새로운 문화적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다. 더불어 인근의 남창옹기종기시장, 외고산옹기마을, 간절곶 등 지역문화자산들의 연계 활용을 통해 울산이 보유한 다양한 문화자원들의 문화적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