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 멀고 한 다리 절고 배도 아프고
편두통, 복통 다 앓고 있는 새끼 개구리
긴 나무에 올라갈 제, 쉬이 수술 소로로소로록
저 높은 나무를 내려올 생각 않고 올라가네
우리는 새 님을 사귀어 놓고 걸리면 나도 몰라 하노라
만물이 들썩이는 5월의 한때

온 산, 온 들이 후끈후끈 난리다. 장미 함박 풀꽃 들꽃, 양귀비 개양귀비도 천지가 들썩들썩 꿈틀꿈틀 넘어지고 자빠지고 온 들판이 야단 난 오월이다.
들길을 가다가 가만히 내려다보면 어느 것 하나 꽃을 피우지 않는 풀이 없고 어느 것 하나 제 색깔 없이 피지 않는 꽃이 없다. 그야말로 만화방창(萬化方暢) 양춘가절(陽春佳節)이다.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은 어느 것 하나 없이 봄을 만나 나고 자라 흐드러지고 방창한다.
꽃은 꽃대로 풀은 풀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미물도 소생하는 이런 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놓고 이들의 대열에서 처지고 말 것이 아니지 않는가. 뛰다가 달리다가 풀썩 주저앉던 말든, 이들의 봄 대열에 꿰여 함께 뛰어 볼 일이다. 신명을 불러내어 신명 지핀 듯이 화끈화끈 그런 오월 한때다.
새끼 개구리가 눈이 멀었는지 복통이 났는지 다리를 저는지를 어찌 알고 비아냥댄다. 나무에 올라가는 개구리가 내려올 일을 왜 걱정하랴만, 보는 이가 걱정할 일 아닌데도 인간은 괜스레 자기 자신이 지금 가당치 않는 일에 빠져 행여나 걸리면 어떻게 하지 고민이 깊은 심정인지, 넌지시 새끼 개구리 걱정이나 둘러댄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처해 있는 화자의 심정이 자신도 몰라 할뿐인 것 같다.
그렇다 이런 만화방창 이 시절에 생명 가진 것들, 그들의 첫째 의무인 종(種)의 번식에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600만년을 걸어오면서 윤리와 사회 공동체적 질서를 벽처럼 세워놓고 이런 가운데서 생명을 지켜내고 종족번식을 이루어가는, 그로 말미암아 사회적 동물로 만물의 영장인 것이다. 또한 치열한 경쟁 그 속에서 개인의 행복을 가꾸고 세계 평화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살만한 지구라는 푸른 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