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감기, 백일해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실내외 온도차까지 커지며 냉방병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 필요성이 제기된다.
31일 울산 남구의 한 병원. 한쪽 벽에 마련된 의자에 마스크를 낀 환자 3명이 눈에 들어왔다. 신종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감기에 발열 증상이 동반돼 검사를 받았다. 이처럼 발열 증상 뒤 신종코로나 확진을 받는 경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남구의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하루에 1~4명꼴로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주일에 1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울주군 온산에 있는 한 기업 직원은 회사 내 20명 중 1명은 신종코로나를 앓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상반기 울산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15.9%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8.1%였다. 신종코로나는 6.2%에서 15%로 올랐다.
이와 관련 중구 한 약국에는 평소 대비 감기약, 해열제 등 구입·문의 비율이 25~30% 늘어나기도 했다.
앞서 신종코로나 대유행 당시 개인 방역이 활성화되면서 독감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 환자가 적게 발생했지만, 방역 수칙 준수가 다소 소홀해진 지난 2022년 8월부터 독감 환자 등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더운 날씨 탓에 환기를 자주 하지 않고,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실내외 온도차가 큰 상황에 더 많이 자주 노출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호흡기 질환자가 늘면서 감염병 대응 인력 확충 필요성도 다시 제기된다.
전국적으로 지난 2019년 대비 감염병 대응 인력이 확충됐지만 울산은 다른 광역지자체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광역지자체 감염병 대응 인력은 지난 2019년 169명에서 2023년 387명으로 늘었다. 이 중 울산의 증가율은 116.7%로 광주(114.3%) 다음으로 낮았다.
이에 여름방학, 휴가 기간 후 관련 감염병 급증이 우려되는 만큼 상시적으로 호흡기 관련 감염병 전담팀을 꾸리는 등 별도 관리를 위한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의료 인프라도 적은 편인데 각각 감염병 대응 체계도 달라 인력 측면에서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 등을 홍보하는 한편 발생 추이를 계속 점검해 상황에 맞는 대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