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최초 ‘폭염으로 경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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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상 최초 ‘폭염으로 경기 취소’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4.08.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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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과 4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폭염으로 인해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일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울산시설공단 직원들이 지열을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울산문수야구장 지열을 측정한 온도가 온도계 측정범위 50℃를 꽉 채우고 있다. 김동수기자
올해로 개장 10주년을 맞이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출범 43년 만에 처음으로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일과 4일 문수야구장에서 예정됐던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잇따라 폭염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KBO리그 규정 27조에는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KBO는 폭염 규정을 2015년 제정했으나 실제 폭염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것은 출범 43년 만에 1군 경기 기준 이번이 처음이다.

문수야구장은 인조 잔디기 때문에 지열이 엄청나다. 열이 차면 쉽게 빠지지 않는다.

KBO 관계자는 “인조 잔디가 깔린 울산 문수야구장은 KBO 경기 감독관이 온도계로 측정해 보니 복사열로 인해 섭씨 5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롯데 김태형 감독과 LG 염경엽 감독 모두 “취소가 맞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와 관중 모두의 안전이 우선에서라는 입장이었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추후 재편성될 예정이다.

다음 날인 3일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KBO는 경기 개최 강행을 했다. 전날보다 체감 온도가 조금 더 낮고, 바람이 분다는 이유에서였다.

염 감독은 현장에서 허삼영 KBO 경기감독관과 경기 진행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는 8대3으로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선수단에서 후유증이 터져나왔다. 롯데는 경기 후 전준우, 윤동희, 고승민, 정보근이 탈진 증세를 보였다.

LG도 박동원과 문보경 등이 경기 후 구토를 하는 등 극심한 탈진 증세를 호소했다.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 한 명도 온열질환을 호소해 의무실에서 의무 조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폭염과 무더위가 지속되는 8월에 인조 잔디인 문수야구장 홈 경기를 편성한 것이 잘못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왜 이런 폭염 시기에 인조잔디 구장으로 일정을 잡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측 관계자는 “보통 봄-가을로 일정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문수야구장에 ABS를 설치하느라 일정을 뒤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8월 이후에는 추가 일정 편성 탓에 경기를 잡을 수 없었고 울산시와의 소통, 구단 마케팅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하다보니 이와 같은 일정이 짜여졌다는 것이다.

KBO는 올해부터 세계 최초로 로봇심판인 ABS(자동투구볼판정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를 도입했다.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피칭 트래킹 시스템(PTS)이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과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판정을 내린 뒤 이를 홈플레이트 뒤에 서 있는 심판에게 전달한다. 무선 이어폰으로 내용을 전달받은 심판은 스트라이크나 볼을 외친다.

다만 KBO는 ABS 시행 첫 해인 만큼, 제1구장을 기준으로 삼고 PTS를 구축했기 때문에 제2홈구장인 문수야구장에서 상반기에 경기를 하는 것은 어려웠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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