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출신 재경인사 두레장학회 권옥술(76·사진) 이사장. 친환경 농약 전문기업인 (주)융전 회장인 그는 고향인 울주 관내 초·중·고·대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부모의 유지를 이어받은 것이 계기가 된 것. 이미 오래전 고인이 된 부모(부친 권포양·모친 정근이)는 울주관내 ‘대농가’였다. 평소 인심이 후해 어려운 이웃들게는 ‘뭐든지 퍼주는 마음씨’였다고 한다. 특히 해방직후 1946년 언양 반교 초등학교 신축교사 부지를 기증한 기록(울산시교육청·학교 공덕비)이 남아 있다. 언양관내 알짜배기 땅으로 무려 1만743㎥(3250평)규모다. 7남매중 막내인 권 이사장은 이후 부친의 병환으로 가세가 기울게 되자, 고등학교를 졸업 조차 못한 채 무작정 서울로 떠나게 된다.
첫 직장은 인쇄소였다. 서울 논현동 소재 세창인쇄소(구 동림정판사 건물) 급사로 출발했다. 회사의 작은 기숙사에서 먹고자는 일이 다반사 였다.
인쇄소 사장은 그의 성실성을 인정해 영업일까지 맡겼다. 하지만 그는 미래가 불확실 하다고 판단해 서울 종로 소재 농약 종묘사로 이직했다. 중원 종묘농약사 판매 점원으로 7년여간 밤낮없이 일했다. 혼자서 발품으로 전국을 돌며 영업활동까지 하면서 매출은 급신장 됐다. 이때부터 전국 농약판매망의 대명사는 ‘권옥술’로 통했다. 이를 계기로 기업에 스카웃된 그는 45년동안 친환경농자재의 선두주자 중견기업 ‘대유’ 회장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상장기업으로 우뚝서게 된다. 이후 대유의 분화를 계기로 카프코를 단독 인수한데 이어 3년전 주식회사 융전을 새롭게 출범시키게 됐다. 당시 제2의 창업을 선언한 권 회장은 최고·최량(最良)의 경영철학으로 급변하는 농업환경에서 친환경비료·유기농업자재·농약 부문의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서울 강남 본사 기획실과 충북 옥천 본사와 공장, 생물화학연구소와 친환경비료·유기농업자재·농약제조 허가 및 설비를 갖추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 국내최초 착색당도 비대증진제, 국내최초 연작장해경감 및 맛, 당도, 비대, 천연색깔증진제 액제와 입제 등에 대한 생산·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융전 설립 초반부터 신제품 연구개발에 매진, 인력 보강 및 직원교육 등 사내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해온 권 회장은 “‘융전’의 회사명은 ‘융성할 융(隆)’ 밭 전(田)’으로 풍년이 드는 농업 즉, 다산 정약용 선생의 농업인 꿈인 ‘3농 정책’이 담겨있다. ‘후농’ ‘편농’ ‘상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러한 피나는 노력과 성공 스토리에도 가슴 한 켠에선 청소년 시절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던 아픔이 깊이 자리했다.
“낮에는 피땀흘려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를 다녔어요. 고등학교 졸업장마저 없는 상황에서 다시 고등학교를 시작했고, 이어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간신히 졸업하게 됐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의 이러한 에너지가 동력이 되어 두레장학회를 설립한데 이어 10년 가까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재경울산향우회 부회장인 권 회장의 친형은 울주군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권기술 의원이다.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아 작게나마 실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장학재단에 애착을 가진 그는 “현재 충북에 보유중인 50억원 규모의 연립주택을 추가로 두레장학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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