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새벽 남구 삼호동 솔숲공원 일원에선 주택과 공원을 따라 설치된 빗물받이가 막혀 저지대가 지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당시 빗물이 자동차 바퀴 절반까지 차올랐다. 다행히 새벽에 일어난 한 주민이 급하게 일대의 빗물받이들을 막고 있던 나뭇잎, 생활 쓰레기 등 이물질을 제거하며 일대가 침수되는 물난리를 막을 수 있었다.
지난 8일에도 도깨비 폭우로 울주군 청량읍 행정복지센터 인근 도로와 주택들이 침수됐다. 같은 날 남구 야음초등학교 일대에서는 인근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쓰레기들이 도로로 넘치고, 저지대 주택 일부가 침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런 기상 이변이 매해 여름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울산의 각 지자체들은 여름이 오기 전이나 태풍이 예고될 때마다 측구, 빗물받이, 우수로 등을 일제 정비하고 있다. 또 호우 시 상습 침수 구역들을 순찰 및 모니터링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하지만 마을 안, 특히 골목 사이사이는 정비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21일 오전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비 소식이 예고됐지만, 울산 곳곳의 음식점 앞 빗물받이들은 여전히 하수구 냄새를 막는 고무 매트로 막혀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이에 울산 지역의 호우 대비 정비 계획을 마을 골목 안까지 확장하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마을 단위 정비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에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 양이 마치 로그함수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예를 들면 기존보다 커진 물풍선이 터지며 많은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라며 “평소 우수관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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