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벨트 생산 기술 실무 인력 양성을 위한 지산학연 상생 구축을 목표로 경남 연암공과대학과 연합해 ‘글로컬대학 30’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울산과학대학교가 고배를 마셨다. 본지정에서 탈락한 일부 대학은 즉각 재도전 의사를 밝힌 반면 울산과학대는 재도전 여부가 확실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혁신과 대학-지역 간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이끌 30개 안팎의 비수도권 대학을 선정해 5년간 각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령 인구 감소와 인구 유출로 위기를 겪는 비수도권 대학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지난해 먼저 10곳이 선정됐다.
사업 2년 차인 올해는 △건양대학교 △경북대학교 △국립목포대학교 △국립창원대학교·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학·한국승강기대학교 △동아대학교·동서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광주보건대학교·대전보건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원광대학교·원광보건대학교 △인제대학교 △한동대학교 등 총 10곳이 본지정됐다.
올해 처음 예비 지정된 울산과학대·연암공과대 연합대학을 비롯한 △경남대 △동명대·신라대(연합)△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연합) △영남대·금오공대(연합) △충남대·한밭대(통합) 등은 고배를 마셨다.
앞서 울산과학대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 연암공과대와 ‘글로컬 연합공과대학(GLIT)’을 구성했다.
제조 산업의 허리인 동남권 공학 계열 재학생의 50% 이상을, 두 대학의 교육 특성을 살려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이들은 동남권 제조인력 양성과 권역 상생을 목표로 △마이크로디그리 기반의 초개인화 교육과정 운영 △캠퍼스의 실습장화 및 공장화를 구현한 실습·생산 병행 공장 ‘SimFactory’ 구축 △연합공과대학 운영 모델의 확신을 통한 지역 정주생태계 조성 등 3개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최종 탈락과 관련해 울산과학대를 비롯한 울산시, 지역 사회 등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울산과학대 관계자는 “제조업 인력이 줄고 있는 동남권에서 제조인력 양성이라는 사업의 명분은 충분했다”며 “교육부 및 정부 부처 주관의 국고 사업에 도전해서 떨어진 적이 단 한번도 없을 만큼 사업 계획서 작성은 정말 잘 준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와 경남도, 진주시 등 지자체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줬음에도 최종 탈락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행정적 지원을 도맡아 온 울산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울산시 관계자는 “학교 등 여러 기관들과 힘을 합쳐 노력했지만 결과를 보고 나니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재도전 여부는 여러 기관과 논의해 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학교가 재도전 의사를 밝힌다면 총력을 다해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울산대학교는 교육부로부터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 또는 지원금 50% 삭감 경고장을 받았다.
이날 울산대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울산대의 글로컬대학 실행 계획서 변경을 지적하며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라는 공문을 울산대에 보냈다.
울산대는 자유전공 융합대학인 ‘아산 아너스 칼리지 신설’과 관련해 당초 매년 50명씩 3년간 총 150명을 선발하겠다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인원 수 조정을 검토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지적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