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방문한 중구 학성공원 일대. 도로가와 인도 위에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들이 가득하다. 열매들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풍겨 온다.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에 채취하기 위해 출동한 작업자들이 나무를 부여잡고 흔들자 은행나무 열매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부는 바닥에 포를 깔고, 열매가 떨어지면 이를 받아 마대자루에 옮겨 담았다.
중장비도 동원됐다. 중장비로 나무의 중간 부분을 잡고 진동을 가하자 열매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현장의 한 작업자는 “올해 은행나무 열매 채취는 평소보다 이른 편”이라며 “악취 제거와 거리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부상 위험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악취 발생을 막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 채취하고 있다.
중구는 남외1길과 학성로, 백양로, 반구로, 병영로 일대 등 은행나무 열매가 많이 맺힌 지역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은행나무 열매를 털어 수거 중이다.
전년보다 이른 채취는 악취 등에 따른 민원들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중구는 설명했다. 중구는 도로 폭 20m 미만 46개 노선의 가로수 4869그루를 관리하고 있다. 이 중 은행나무는 889그루다.
은행나무는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병해충에 강해 많이 활용되는 가로수다. 하지만 매년 9월께 떨어지는 열매에서 악취가 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으깨진 열매는 미끄러움을 유발해 자칫 부상의 우려도 있다.
중구 관계자는 “각 노선을 지속적으로 예찰하고 청소하며 쾌적한 도심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오는 11월까지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선다. 이를 위해 시는 악취 민원 기동 대응반과 민원 대응반을 편성했다. 이들은 진동 수확기, 고소작업차 등을 활용해 주요 은행나무 민원 발생지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친다.
특히 시는 올해 은행나무 15그루에 열매 수거망을 설치해 자연 낙과하는 열매를 수거하는 방법을 시범 도입했다.
시는 은행이 바닥에 직접적으로 떨어지지 않아 냄새가 덜하고, 수거망을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은행 수거망 시범 운영을 통해 악취 저감 효과가 입증되면 내년에는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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